(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000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6만22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2024.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나란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는 1분기 1년 만에 적자를 탈출(영업이익 1조9100억원)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으로 뛰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분기 2조8860억원에서 2분기 5조4685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15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는 이런 분위기에 '불안'이라는 불을 지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 제목대로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올 것이란 이유에서다. 범용 D램 시장은 4분기 고점을 찍고 내년부터 꺾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PC에 쓰이는 D램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은 내년에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렇다고 해도 안심은 되지 않는다. 모건스탠리의 비관이 과도할지는 몰라도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순 없다. PC·모바일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반전의 기회를 찾기 어렵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HBM 생산을 본격화하면 가격 하락, 나아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AI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할 수 없다.
기업들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삼성전자가 시황에 의존하지 않는 '근원적 경쟁력'을 강조하고, SK하이닉스가 '포스트 HBM 시대'를 준비하는 이유다. 반도체의 봄은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 지금은 갑작스러운 겨울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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