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누가 마셔" 놀림받던 음료 반전…4명 중 1명은 "제로 주세요"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9.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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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산음료 시장 중 제로 비중/그래픽=윤선정국내 탄산음료 시장 중 제로 비중/그래픽=윤선정


국내 탄산음료 시장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가운데 제로 탄산음료의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감미료 등 기술 발전으로 일반 음료와 똑같은 맛을 구현하면서도 설탕과 열량을 잡은 제로 탄산음료가 많아지면서 탄산음료 소비자 4명 중 1명은 제로를 집어 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조7910억원(판매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14%대 성장세를 나타낸 2021~2022년과 비교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량이 없고 당을 뺀 '제로(zero)' 탄산음료 성장세는 고공행진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링크에 따르면 2022년 제로 탄산음료의 소매점 매출 규모는 3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9% 증가했다. 전체 탄산음료 시장에서 제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4.9%로 집계됐다. 탄산음료를 산 4명 중 1명은 제로를 선택한 셈이다.

2020년 6.6%였던 제로 탄산음료 비중은 2021년 17.6%로 확대됐고, 2022년도 대폭 상승한 만큼 앞으로 판매 비중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즐겁게 건강 관리한다는 뜻의 '헬시플레저'가 트렌드가 되면서 제로 탄산음료 시장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또 제로의 성장세는 대표적인 탄산음료인 콜라와 사이다의 소비자 섭취 빈도 연평균 성장률에서도 확인된다. 일반 콜라와 사이다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9%로 '역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로 콜라와 사이다의 연평균 성장률은 94.3%로 집계됐다.

제로 열풍에 올라탄 식품업계는 기존 장수 제품이나 단종 제품을 제로 버전으로 출시하며 제로 탄산음료 전성기에 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를 2011년 '칠성사이다 제로'로 출시했다가 2015년 단종했다. 이후 제로 열풍이 시작되자 2021년 1월 칠성사이다 제로를 다시 선보였다.


또 지난해 2월 출시한 '밀키스 제로'는 밀키스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밀키스 제로는 출시 5개월 만에 약 2600만캔(250㎖ 환산 기준) 팔렸고 밀키스 전체 국내 매출은 평년 5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약 800억원까지 늘었다. 여기에 수출액 450억원까지 더하면 밀키스는 롯데칠성음료의 음료 제품 중 8번째로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1970년대 출시한 탄산음료 '탐스'를 2022년 4월에는 새롭게 브랜딩해 '탐스제로'로 선보였다.

제로 탄산음료 열풍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콜라, 사이다가 대부분이던 탄산음료 시장엔 최근 과일 등 맛과 향을 다양화한 제로 탄산음료가 속속 나오며 제로 라인업이 많아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로는 기존 탄산음료와 맛이 다르거나 맛이 없다며 코카콜라 제로를 먹으면 놀림 받던 시기도 있었다"며 "최근 대체감미료 등 기존 제품과 똑같은 맛을 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로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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