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축농증이라 부르는 만성부비동염은 코 주위 얼굴 뼛속 공기주머니인 부비동에 염증이 1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급성부비동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부비동염으로 악화한다. 부비동 염증은 대부분 한 번 나빠지면 회복되기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재용 순천향대부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만성부비동염은 오랜 염증으로 점막이 붓고, 섬모 수가 감소하며, 기능 저하가 나타난 상태"라며 "드물지만 방치할 경우 안와 주위 농양, 안구봉와직염, 뇌수막염, 뇌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수"라고 당부했다.
진단은 병력 청취, 내시경 등 신체검사 소견, CT 등 방사선 검사 결과를 종합해 내린다. 비인두에 농성 비루 여부, 비중격(비강을 양측으로 나누는 연골과 뼈 부분) 만곡이나 코의 중·하비갑개(비강 내로 돌출된 콧살 부위) 비대 등 해부학적 구조 이상, 비용 동반 유무를 관찰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재용 교수
만성부비동염의 치료는 크게 약물·보조요법으로 이루어진 보존적 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약물요법으로는 일차적으로 항생제와 혈관수축제를 사용하고 원인과 증상에 따라 거담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경구 및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를 병행한다. 생리식염수 비강 세척, 국소 온열요법, 습윤제를 첨가한 증기 흡입 등 보조요법은 점막을 가습하고 점액의 점성을 낮춰 원활한 배액과 섬모운동을 촉진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1980년대 중반 개발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 주로 활용된다. 넓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해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고, 정상 점막 보존에 용이해 수술 후 더 빠른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자연공을 확장해 부비동의 병변을 제거하고 환기를 유지하며, 비강 내 구조적 이상 제거 및 교정, 필요시 병적 점막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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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 부비동 기능이 정상화되더라도, 섬모 기능 촉진 및 점막 염증 제거를 위해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요법은 병행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약물 및 수술치료에도 불구하고 3~14%의 환자에게서는 재발에 의한 재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물혹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Biologics)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등 단일클론항체 제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등 임상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이재용 교수는 "만성부비동염은 흔히 말하는 비염과 혼동할 수 있지만 다른 질환이다. 비염은 알레르기나 외부 자극 물질, 점막 내 자율신경계 이상 등에 의해 점막 충혈, 맑은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이 주된 증상이지만 만성부비동염은 부비동 염증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부비동염 환자라면, 건강한 점막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비강 세척, 습도 유지, 외부 자극을 피하기 위한 마스크 착용, 금연, 금주, 면역력 증강, 기저질환 관리 등이 도움이 된다.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