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락앤락 사태' 우려...카카오 노조 "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4.09.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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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노조, 뮤렉스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구성원들이  9일 정오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구성원들이 9일 정오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35,000원 ▼1,550 -4.24%)지회(이하 노조)는 '뮤렉스 파트너스'가 카카오VX를 인수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회사의 독단적인 구조조정 및 사업 철수를 규탄했다.

노조는 9일 정오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뮤렉스 파트너스는 카카오VX 경영권 인수를 추진중인 VC(벤처캐피털)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 (17,050원 ▼580 -3.29%) 자회사로 일부 사업만 남기고 올해 안에 골프용품 및 헬스케어 플랫폼, NFT(대체불가토큰) 사업 등을 철수할 예정이다.



이날 서승욱 노조 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골프 관련 산업이 하향하면서 카카오VX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00명(노조 추정)가량의 희망퇴직이 단행됐고, 현재는 사업부 철수까지 발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카카오VX를 인수하려는 뮤렉스 파트너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사모펀드들이 (회사를 인수할 때) 많이 해왔던 방식"이라면서 "뮤렉스 파트너스와 어느 정도의 시기적인 교감이 없었다면 이렇게 급작스럽고 강압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카카오VX가 지금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도 아니다. 충분한 자산과 이익유보금이 있다. 그럼에도 9월 내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018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 인수돼 경영 위기를 겪은 국내 기업 '락앤락'을 예로 들었다. 손세호 화섬식품노조 락앤락지회장은 "락앤락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5년간 국내외 물류센터 매각이 진행됐고, 지난달 22일에는 국내에 마지막으로 남은 경기도 안성시 물류센터까지 철수되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손 지회장은 "일반 기업에서 회사를 인수하면 국민의 정서와 여러 가지 국가 및 정치 관계 등도 고려해 기업을 운영한다"며 "사모펀드는 투자금 이상의 이익을 내서 회사를 다시 매각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기 때문에 직원의 근로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VX가 뮤렉스 파트너스에 매각되면 락앤락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조는 시위에서 가수 에일리의 '손대지마',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 노래 3곡을 재생하며, 뮤렉스 파트너스가 카카오VX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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