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면 꼭 사라"…거리로 나온 외국인의 K쇼핑 필수템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4.09.1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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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있는 CU 스낵&라면 라이브러리. /사진제공=BGF리테일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있는 CU 스낵&라면 라이브러리. /사진제공=BGF리테일


내수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한국에 방문한 해외 관광객이 새로운 소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계는 한국에 방문한 해외 관광객 필수 쇼핑 장소로 자리 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9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코리아투어 카드의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배 가까이(14.9배) 증가했다. 코리아투어 카드는 외국인 전용 관광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비롯해 쇼핑, 레저, 숙박, 관광지, 전시 및 공연 등 240여 개 제휴처의 1800여개 매장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실제로 방한 관광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방한객은 7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8% 늘었다. 코로나19(COVID-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기 전인 2019년 상반기 방한객의 91%를 회복한 수치다.

과거에는 패키지 단체 관광객의 수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개별 관광이 늘어나며 여행의 자유도가 높아지자 백화점과 면세점 외에도 전국 곳곳에 다양한 쇼핑 장소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해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한국 필수 쇼핑 아이템을 정리한 콘텐츠가 활발히 공유되며 K편의점부터 올리브영, 다이소 등 다양한 쇼핑 장소가 하나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성다이소 '한글 시리즈' /사진제공=아성다이소아성다이소 '한글 시리즈' /사진제공=아성다이소
편의점 업계도 이같은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U는 지난 4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국내외 인기 스낵과 라면을 한데 모은 특화 편의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CU T2인천공항 교통센터점)'을 개점했다. 외국인들의 출국 전 마지막 K푸드 쇼핑 공간이란 콘셉트다. 해당 점포는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머스트 해브 K스낵' 480여 종을 들여놨다.

GS25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인사동에 K푸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그라운드블루49를 지난달 선보였다. 특히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별도의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구역을 마련해 다양한 맵기의 라면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환전 서비스와 부가세 즉시 환급이 가능한 점포를 부산,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거점 매장 중심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공략해 한국의 전통미를 담은 제품 출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달 말 1000원짜리 자개 스티커, 2000원 상당의 민화 문진, 한글 파우치 등 '한글 시리즈' 제품을 선보였다. 9일 기준 한글 시리즈 제품의 준비 물량의 75%가 소진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민화의 멋을 상품에 잘 담아내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명동 등 관광객이 많이 오는 상권에서는 관광객들이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용도 등으로 대량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지방 내 매장 고도화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목적지가 서울뿐 아니라 지방으로 다양화하는 점을 감안해 수도권 위주로 펼쳐온 매장 고도화 정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60여 곳의 매장을 새롭게 열거나 리뉴얼(재단장)했다.



지난달 리뉴얼 오픈한 '대전타운'과 '청주타운' 매장의 경우 첫 주 주말에만 하루 평균 5000명이 방문했고 지난 4월 전주 객사길에 오픈한 '전주객사점'은 내·외국인 고객이 즐겨 찾는 'K뷰티 성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1∼8월 비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80% 증가했다.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올리브영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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