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폭스바겐 구하기…다시 전기차 세금 감면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9.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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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폐쇄' 충격…세액공제 등 보조금 정책 부활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독일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현지 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자 독일 연립정부가 지난해 폐기했던 전기차 보조금 정책 일부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약진 속에 세계 선두주자인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위기를 맞으면서 시장 판도 변화를 경고하는 분석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기업용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세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독일 정부는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세금 개선을 통해 전기차를 활성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순수 전기 및 무공해 차량에 대한 특별 감가상각 공제 혜택을 받게 되고, 기업용 전기차에 대한 세금 혜택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기업용 전기차 세금 혜택을 위한 "새로운 특별 감가상각 수당이 도입된다"며 "6년간 (전기차) 구매비용의 최대 40%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은 유동성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액공제 대상 차량의 가격 기준도 최대 7만유로(약 1억366만원)에서 최대 9만5000유로로 상향했다.

세액 공제는 올해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구매한 차량에 적용된다.



독일 정부의 이번 결정은 폭스바겐의 공장폐쇄와 구조조정 검토 발표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의 예산안 위헌 결정으로 인한 긴축재정을 이유로 같은 해 12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했다. 정부의 보조금 폐지 결정에 독일 내 전기차 수요는 급감했고, 전기차 전환 계획을 추진하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타격을 입었다. 독일 정부 집계에 따르면 7월 기준 새로 등록된 전기차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8% 급감했다.

특히 이번 발표 이틀 전 폭스바겐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독일 내 일부 공장 2곳 폐쇄와 감원 등이 포함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80%를 전기차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올해 4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자금압박 등을 이유로 이를 연기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폭스바겐 공장 2곳이 폐쇄되면 약 2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독일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독일과 함께 전통 자동차 시장의 강국인 일본에서는 폭스바겐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자국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후카오 미쓰시로 이토추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과거 노키아가 스마트폰 아이폰 등장 이후 몰락한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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