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연간 경영 계획 대비 실적/그래픽=윤선정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5일 "은행권 월 상환액은 약 12조원으로 앞으로 넉 달 동안 총 48조원이 상환되면 이를 재원으로 신규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며 "은행별로는 월 2조~4조원 규모의 상환액을 대출재원으로 쓸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 위주의 대출 공급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 8월21일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 세운 목표액 대비 많게는 1.3~3배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 따라 이달부터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등 '극약처방'에 나섰다. 이에 일부 실수요자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들이 당초 목표치 수준으로만 속도조절을 해도 오는 11월27일 입주를 앞둔 서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의 전세대란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은 신규 분양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만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분양금을 완납해야 전세대출이 나온다. 세입자의 전세대출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예상치 못한 대출절벽에 혼란을 겪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달이면 목표액 대비 대출한도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중단했던 실수요자 대출을 재개할 수 있다"며 "월 상환액으로 적절하게 대출 재원을 쓴다면 11월말 입주하는 둔촌주공 대출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국민은행은 조건부 대출 제한 조치를 다음달까지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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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대출재원이 한정적인 만큼 고소득자나 고가주택보다는 중저가 주택 위주로 실수요자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시세 50억원짜리 고가 주택의 주담대 1건을 하기보다는 5억원짜리 주택 10건을 해 더 많은 실수요자가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