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플레이
지난달 31일 첫 방송 된 시즌 6의 호스트는 배우 전종서였다. 그 역시 논쟁적이었다. 최근 예술과 외설을 오가는 논란을 부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우씨왕후’에 출연했으며, 그 자체도 물론 부인하고 있긴 하지만 학교폭력 의혹을 사기도 했다. 저번 시즌 황정음의 경우를 봐도 늘 ‘선을 넘는 듯한’ 아슬아슬한 입지의 게스트를 불러 화제성을 모았던 ‘SNL 코리아’는 또 한 번 핫이슈의 인물을 출연시키며 섭외력을 증명했다.
'육즙수지'로 변신한 이수지(왼쪽). 사진=방송영상캡처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도 있었다. 지난 시즌 15명의 크루를 유지하던 ‘SNL 코리아’는 이른바 ‘3공주’ 중 한 명이었던 윤가이가 하차하고 다른 젊은 크루 유희준과 안도규도 하차했다. 대신 오디션을 통해 이진혁과 서혜원, 최소연이 합류했다. 업텐션의 멤버 이진혁과 최소연은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상반기 인기 드라마였던 tvN ‘선재 업고 튀어’에 출연했던 서혜원은 첫 회부터 많은 역할을 부여받아, 윤가이의 자리를 채울 만한 가장 가까운 이름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SNL 코리아’ 여섯 번째 시즌에서 두드러졌던 부분은 정치풍자의 본격화였다. 사실 과거 tvN 시절 ‘SNL 코리아’는 당대의 감성에 맞는 정치풍자 콘텐츠가 대거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각 정당과 대선후보, 북한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나온 ‘여의도 텔레토비’가 대표적이다. 실제 ‘SNL 코리아’가 정치풍자 콘텐츠에 기를 펴지 못하던 시절에는 ‘여의도 텔레토비’의 극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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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뉴스 형태를 갖고 있는 ‘위켄드 업데이트(WEEKEND UPDATE)’는 하나의 주제를 갖고 아이템을 이어가는 등 집중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MZ세대의 모습 등 현실을 풍자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결국 풍자 코미디의 본류는 정치풍자 등 힘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꼬는 모습도 더 중요함을 알려주게 된 것이다.
‘SNL 코리아’는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스튜디오물이나 야외물로 분화되고 관찰 카메라가 득세하면서 리얼리티가 강조되는 지금의 시기에, 거의 13년의 시간을 콩트와 상황극, 풍자 콘텐츠로 채운 의미가 있다. 한창 시즌이 되면 제작진은 밤새 대본을 쓰고 회의를 하며 비록 생방송은 아니게 됐지만 녹화날에는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두 번의 녹화를 하며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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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촌철살인의 풍자, 오래된 크루들의 노련함과 새 크루들의 신선함 그리고 연극의 생생함을 살린 구성 등이 여전히 지금 시대에서도 ‘SNL 코리아’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NL 코리아’는 미국의 NBC에서 방송되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외하고 해외에 판권을 판매한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랜 기간을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됐다.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의 다섯 번째를 앞두고 애나 랑겐버그 NBC유니버설 포맷 수석 부사장은 “리부트 시즌이 다섯 번째가 된 것은 그들의 성공에 대한 증거”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처음의 표현대로 핫하고, 논쟁적이고, 새로워졌다. 그리고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정치풍자를 강화해 조금 더 날카로워졌다. 프로그램이 정체성을 가진 여러 요소를 그대로 온존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SNL 코리아’의 모습은 과연 이 시리즈가 15년을 넘어 20년, 30년도 충분히 갈 수 있음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