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보다 '파라시스' 더 쓴 벤츠/그래픽=윤선정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차주 250여명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과 피해 보상 대책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들은 벤츠가 그동안 EQE 차량에 'CATL' 배터리를 얹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대부분 트림에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것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화재사고 발생 이후 EQE 대부분 트림에 장착된 배터리는 중국 '파라시스' 였던 게 드러났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벤츠 EQE 중에서는 '300'만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350+' 'AMG 53 4M+' '350 4M'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실렸다. 또 최상위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들어갔고 EQE SUV '500 4M'에도 역시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들은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소비자원 등에도 민원을 넣으며 집단행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한국소비자원은 다수의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사실검토·전문가 자문 과정을 거친 뒤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차주들은 벤츠의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련의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이와 비슷한 '2018년 BMW 연쇄 화재사건' 당시 피해 차주들도 손해배상청구 등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6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외국 브랜드 특성상 본사에 송장이 송달되는 데만 반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과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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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인천 청라 화재로 피해를 본 입주민들에게 △E클래스 세단 최대 1년 무상 대여 △45억원 기부 등 피해 보상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EQE 차주들에 대한 보상안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벤츠코리아의 자발적인 보상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