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기 수주도 기대"…두산에너빌, 1조 투자여력 원전설비에 투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9.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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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설비 확충 계획/그래픽=임종철두산에너빌리티 설비 확충 계획/그래픽=임종철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설비 투자 방안을 모색한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은 추가 수주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할 경우 생기는 1조원 가량의 투자여력에 기대를 건다.

1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민관 연합의 '팀코리아'가 현재 추가 원전 수주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지역은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과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도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 앞으로 5년 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게 원전 업계 전언이다.



이는 팀코리아에서 '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기기)' 제작을 맡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사업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에 수립한 5년간 사업계획에는 체코원전 1기, 해외원전 2기 정도가 포함됐다"며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져 5년간 10기 내외 수주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팀코리아의 추가 수주에 전폭적 힘을 싣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적으로 원전에 대한 수주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며 "정부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필요하면 같이 들어갈 수 있는 국내 민간기업들이 전부 힘을 합쳐서 뛰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르면 이달 국회에 발의될 수 있도록 '원전산업 지원특별법' 관련 내용을 다듬고 있다. 원전을 산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본계획을 세우고, 종합적인 지원을 다루기 위한 심의위원회도 구성한다. 기금 등 재원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계획된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상회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관계자는 "원자력 사업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최근 원자력 시장의 수요는 이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외부 시장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팀코리아가 함께 움직이는 대형 원전 뿐만 아니라 SMR(소형 모듈 원자로) 수주도 기존 예측을 뛰어넘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관련, 5년간 약 62기의 원자로 모듈을 수주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SMR 물량이 증가하고있어 적기 제작 기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SMR은 5년간 연 20기 규모의 제작시설을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건은 이 같은 설비 확충에 투입될 재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구조재편을 통해 투자자산인 두산밥캣 지분을 영업자산으로 바꾸고, 외부 매각이나 차입에 활용하기 어려웠던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해 발생한 신규 투자 여력을 대규모 원전 설비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5000억원 확보 등 1조원 가량의 재무적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고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전 사업 도약을 위한 적기의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을 통해 조속히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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