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서 '아시아 허브'로…카카오헬스 등 제주 '디지털헬스 사업' 추진

머니투데이 제주=홍효진 기자 2024.08.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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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미래의료포럼] 제주도 '디지털헬스케어 허브 구축' 사업 추진
'의료 취약지' 제주, '아시아 디지털헬스 허브화'…"전문인력 양성 시급"
카카오헬스케어·씨어스테크 등 자사 모델 연계…"당뇨·심장질환 서비스 협력"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 29일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열린 '제주미래의료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 29일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열린 '제주미래의료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카카오헬스케어·씨어스테크놀로지 (14,200원 ▼330 -2.27%)(이하 씨어스테크) 등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이 제주도 중심의 '아시아 디지털헬스케어 허브' 구축 협업에 나선다. 기업별 서비스 모델로 도내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7년 만에 재추진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등 관련 사업과 연계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30일 제주대 정책 자문기구 한림원·서울대 의과대학은 전날 제주시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제주미래의료포럼'을 열고 지역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아시아 주요국과 사업 협력에 기반한 '아시아 디지털헬스 허브'로 도약하겠단 취지다. 한림원 위원인 강대희 미래의료혁신연구회 회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이날 포럼에서 "제주는 지리적 이점과 양호한 교통망으로 국내 의료특화단지의 거점과 동북아 관문에 특화돼 있다"며 "글로벌 비대면 원격진료의 테스트베드로도 적합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강대희 미래의료혁신연구회 회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이 지난 29일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열린 '제주미래의료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강대희 미래의료혁신연구회 회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이 지난 29일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열린 '제주미래의료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그러나 아직 제주는 '의료 취약지'로 꼽힌다. 도내 전체 병원의 89%가 제주시에 몰려있어 의료 불균형이 큰 데다 세종·경북과 함께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 3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7.3개(전국 평균 13.8개)로 매우 적은 편이며 특히 서귀포(2.9개)는 전국 시군구 하위 10%에 속한다. 바이오산업 측면에서도 고립돼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주 내 바이오 산업체 수는 본사와 사업장 각각 7곳으로, 주요 밀집지인 서울(본사 333곳·사업장 266곳)과 경기(본사 310곳·사업장 358곳)와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력 양성과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강 회장은 "미국 보스턴·샌디에이고·텍사스 3곳이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 잡은 이유는 하버드·MIT 등 유수 대학에서 육성한 전문인력 덕분"이라며 "제주의 디지털헬스 허브화에도 대학 교육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정용환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 청정바이오사업본부장은 "제주 디지털헬스케어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클러스터가 필요하다"며 "R&D(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클러스터 조성과 도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9일 제주대 정책자문기구 한림원·서울대 의과대학은 전날 제주시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제주미래의료포럼'을 열고 제주도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는 모습. (왼쪽부터)△남성우 닥터스바이오텍 대표 △정용환 제주테크노파크 청정바이오사업본부장 △유경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의료사업처장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 △최재철 제주대 의과학연구소장 △김계흥 제주도청 건강관리과 과장. /사진=홍효진 기자지난 29일 제주대 정책자문기구 한림원·서울대 의과대학은 전날 제주시 제주대 약학대학에서 '제주미래의료포럼'을 열고 제주도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는 모습. (왼쪽부터)△남성우 닥터스바이오텍 대표 △정용환 제주테크노파크 청정바이오사업본부장 △유경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의료사업처장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 △최재철 제주대 의과학연구소장 △김계흥 제주도청 건강관리과 과장. /사진=홍효진 기자
이날 포럼에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자사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연계할 방안을 제시했다. 제주 연간 당뇨 진료비는 263억원으로 전체 만성질환 중 가장 빠르게 규모가 늘고 있다. 1인당 당뇨 진료비는 67만9000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 1인당 평균(39만6000원)의 거의 2배 수준이다. 황 대표는 "약 10만명의 파스타 이용자 중 서울·경기 비중이 60%인 데 비해 제주는 1%도 되지 않는다"며 "제주도민은 만성질환 관리용 스마트 헬스케어 도구에 대한 경험 자체가 거의 없다. 1대1 수준의 CGM(연속혈당기) 센서 매칭을 지원, 실제 도내 환자가 최적의 비용으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 심전도 검사 서비스 '모비케어'를 앞세운 이영신 씨어스테크 대표는 "제주 병원 9곳과 서귀포 KMI 건강검진센터 등에서 모비케어를 통해 심질환 조기 예방 스크리닝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며 "부정맥 진단이 필요한 연령대의 도민 대상 검사를 진행, 해당 데이터를 통해 당뇨·고혈압 관리에 맞는 생활 습관 목표치를 구현할 수 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JDC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과 디지털헬스케어 업체 간 협력도 언급됐다. 헬스케어타운 사업은 2006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내 핵심 프로젝트로 진행됐으나 외국 의료기관 투자 유치 분쟁 등으로 2017년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용역사 선정을 마친 JDC는 올해 상반기 개발사업 심의를 거쳐 2029년까지 사업 연장을 결정한 상태다. 유경흥 JDC 의료사업처장은 "범용성에 초점을 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의료관광 목적의 헬스케어타운 사업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업 관련 기업 서비스 모델과 협업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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