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 /사진: 로이터=뉴스1.
삼성·하이닉스·한미반도체 일제히 하락세29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14%(2400원) 떨어진 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7만3500원까지 밀렸다가 7만4000원은 지켰다.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는 엔비디아의 호실적 기대감에 함께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가 이뤄지자 분위기가 뒤바뀌며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엔비디아와 함께 일제히 떨어진 미국 반도체주 낙폭보다 국내 반도체주 낙폭이 더 컸다.
주요 반도체주 29일 등락률. /그래픽=윤선정 기자.
엔비디아는 5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3분기 가이던스로는 매출 325억달러, GPM 74.5~75.5%를 제시했다. 차세대 AI(인공지능) 가속기 블랙웰의 설계 변화를 인정하면서 올해 4분기 중 양산에 들어가 매출 수십억달러를 인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호실적에도 투자자 실망감 증폭, 블랙웰 우려 여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3월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주최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겨냥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제품명 B200)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AFPBBNews=뉴스1.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모에 "직전 4개 분기 순이익이 530억달러라는 걸 감안하면 순이익 성장세가 이전처럼 강하게 나올 거라고 엔비디아도 전망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AI 수요가 강한 건 사실이지만, 시장 관점에서 중요한 건 증가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수요는 계속되겠지만 중소형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등 GPU(그래픽 처리 장치) 사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변화로 GPU 수요 증가세는 약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블랙웰 출시로 인한 이익 기여도는 낮을 전망이다.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엔비디아의 연간 GPM 컨센서스는 76%다.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려면 4분기 GPM은 76.4%를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전망이 과도하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고 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바꿀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신 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을 감안할 때 HBM 출하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생산업체들의 HBM 출하 확대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와 달리 견조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3분기 및 2025년 실적 방향성이 단단한 종목 중심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