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까지 하는 기안84, 2년 연속 대상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8.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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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사진=MBC 방송화면


기안84가 또 한 번의 여행에 나섰다. 남미, 인도, 아프리카 등 우리가 주로 접하기 어려웠던 앞선 여행지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이라는 다소 무난한(?) 여행지를 택했다. 대신 이번 여행에는 음악이 함께한다. 또 다른 버킷리스트인 가수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 기안84가 2연속 연예대상 대상이라는 위업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8일 MBC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이하 '음악일주')가 첫 방송됐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음악일주'는 기안84가 오랜 시간 품고 왔던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앞선 여행을 함께했던 빠니보틀이 이번 시즌에도 함께 하며 새로운 멤버로 유태오가 합류했다.



/사진=MBC 방송화면/사진=MBC 방송화면
첫 방송에는 홀로 미국 뉴욕을 여행하는 기안84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국에서도 기안84의 자유로운 영혼은 여전했다. 센트럴 파크 맨바닥에 앉아 밥을 먹고 긴급한 생리현상 신호에 반응해 주변 건물을 다급하게 누비는 기안84의 모습은 여타 여행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음악일주'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또한 가수의 꿈을 찾아다닌다는 콘셉트답게 기안84는 랩 사이퍼에도 도전했는데 현지인들 앞에서 영어로 랩을 하다 돌연 "FXXX the MBC"를 뱉는 기안84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웃음을 안겼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 만들어내는 웃음 말고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더 있다. 기안84의 여행 스타일이다. 전 세계의 낯선 여행지를 돌아다녔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안84는 이번에도 현지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밀착했다. 사이퍼에서 만난 래퍼와 다음 날 다시 만나 현지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안84의 모습은 다른 곳에서의 여행과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 '음악일주'만의 새로운 무기인 음악이 추가됐다. 첫 방송에서는 랩배틀에 참여하는 등 음악을 즐기는 모습만 조명됐지만, 기안84는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음원까지 발매할 계획이다. 기안84는 직접 가사를 쓰고 녹음에 참여하는 등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하는 기안84의 모습은 분명 그 자체로도 화제를 모을 것이다. 그러나 음원 발매는 단순히 화제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결국 '음악일주'의 모든 과정은 40대에 접어든 기안84가 오랜 시간 간직했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이유로 꿈을 포기하며 살아간 사람들에게 시간이 흘렀지만 결국 꿈을 이뤄내는 기안84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진=MBC 방송화면/사진=MBC 방송화면

많은 사람들이 기안84의 2년 연속 연예 대상 수상을 점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혼자 산다'의 든든한 고정멤버였던 기안84는 지난해 '태계일주'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비연예인 최초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태계일주' 역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았다. 기안84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태계일주'가 가장 적합했다. '태계일주'과 궤를 같이하는 '음악일주' 역시 기안84가 가진 날 것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특히 올해 MBC 예능을 훑어보면 대상 후보로 꼽힐 만한 인물이 부족하다. 오랜 기간 지속되는 장수 프로그램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지만 반대로 극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규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잠깐잠깐의 화제성을 사로잡고 있을 뿐, 이를 꾸준히 이어 나가는 힘이 부족했다. '나 혼자 산다'의 고정 멤버로 올해에도 활약상을 쌓아가고 있는 기안84가 '음악일주'를 통해 고점을 뽑아낼 수 만 있다면 2년 연속 대상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음악일주' 이루호 '태계일주'의 네 번째 시즌까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진=MBC 방송화면/사진=MBC 방송화면
다만, 첫 발걸음이 산뜻하지는 않다. '음악일주'의 첫 방송 시청률은 3.6%.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음악일주'를 향한 기대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앞선 '태계일주' 세 시즌과 비교해 봤을 때 가장 낮은 시청률로 출발한다는 점도 뼈아프다. 추후 합류할 빠니보틀, 유태오와의 케미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음악이라는 소재가 분위기를 반등시켜주는 것이 절실하다. 과연 노래하는 기안84는 2년 연속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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