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보텍, 총주식 63% 대규모 공모 증자…오버행·재무 불안 여전

머니투데이 박기영 기자 2024.08.20 14:44
글자크기
뉴보텍, 총주식 63% 대규모 공모 증자…오버행·재무 불안 여전


배수관업체 뉴보텍 (1,127원 ▼9 -0.79%)이 총발행 주식의 63%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다만 납입이 완료 돼도 유동성 불안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진행한 감자와 재무 악화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져 조달금액도 쪼그라든 탓이다. 향후 대규모 오버행(공급 과잉) 우려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보텍은 다음달 2일 520만주 규모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한다. 1차 발행가액은 1619원으로 모집금액은 총 84억여원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적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최종 발행가액 산정 전에 기업가치가 크게 내릴 경우 조달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구주주 청약 후 실권주 일반공모가 끝나도 미청약 물량이 남으면 주관사가 모두 인수하는 총액인수 방식이다. 주관사는 SK증권으로 실권주를 14% 할인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뉴보텍 최대주주는 에코로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쳐 32.70%다. 뉴보텍이 유상증자 직전인 지난달 15일 80% 무상감자를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최대주주 측 보유주식은 271만여주다.

이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청약률이 50%를 밑돌 경우 주관사인 SK증권이 일시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행법상 금융·산업 분리에 따라 증권사가 일반 산업 회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아울러 주관사가 실권주를 발행가액보다 14% 싸게 인수하는 만큼 원금 보전을 위해 블록딜 등을 통해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과거 모 상장사가 추진한 유상증자에서 총액인수 주관사가 최대주주가 되는 헤프닝도 있었다.



청약 참여에 대한 불안은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 때문이다. 뉴보텍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하는 84억원 중 60억원 가량은 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24억원은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다. 이 회사의 은행 빚은 기업은행과 국민은행, 산업은행 등에 총 153억원 수준으로 이자율은 4.04~9.98% 수준이다. 이 채무는 다음달 26억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대출 만기는 다가오는데 유상증자를 고려해도 회사 현금은 넉넉지 않다. 지난 6월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6억원에 그쳐 유동성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자산 전체를 봐도 190억원으로 유동부채 275억원 대비 85억원가량 부족하다.

뉴보텍은 하수관, 제설용품 등을 만드는 회사다. 전 오너와 전전 오너가 유사한 방식으로 횡령·배임을 저질러 거래정지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 회사는 관급 공사도 주요 매출처인데 과거 뇌물 사건이 발생하며 신뢰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현재 최대주주측은 전 사주의 횡령 배임으로 거래정지된 상태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본사업은 과거의 상처를 이겨내고 정상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2022년 459억원, 2023년 488억원으로 소폭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7억원, 2023년 -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외적 일회성 비용인 금융비용이나 기타손실 등이 매년 발생해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지속 중이다. 지난 4년간 누적 순손실금액은 약 209억원이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인한 자금 유출도 빈번하다. 뉴보텍은 2019년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체인 에코라인으로부터 35억원 규모 부동산과 80억원 규모 재활용 사업부를 사들였다. 사업부 인수 당시 해당 사업권 가치를 64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수년만에 모두 손상처리했다. 당시 에코라인은 지난해 기준 139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매출은 예상 대비 20% 수준인 29억원에 그쳤다.



에코라인은 최대주주였던 황문기 회장의 친인척이 보유한 회사다. 해당 거래 후 새로운 특수관계법인인 에코가 유상증자에 50억원을 납입해 뉴보텍 최대주주가 됐다. 에코는 2022년 보유한 부동산을 뉴보텍에 73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뉴보텍은 인수 과정에서 일부 대금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지급했다.

재무상태는 지속 악화하는 가운데 황 대표는 고액 연봉을 받아 갔다. 황문기 회장은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40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다. 황 대표는 2018년 전 오너의 횡령 배임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자기 법인을 통해 45억원을 납입하고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직책은 대표 겸 회장이다. 뉴보텍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에코라인 등은 사업보고서와 공시에 언급된 것외에 답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