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드라마 반면교사..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풀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8.1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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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으로]

우리은행, 최근 대형 금융사고 발생 현황/그래픽=임종철우리은행, 최근 대형 금융사고 발생 현황/그래픽=임종철


'감사합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의 제목입니다. 한 건설사의 감사(監査)팀장이 조직 내 횡령과 비리를 척결하는 드라마입니다. 3.5%로 시작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9.5%까지 오르며 종영했습니다. 많은 직장인이 감사팀장이 실세 부사장의 비리를 파헤치는 모습에 공감했습니다. 우리은행은 현재 감사 중입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처남 등 친인척에게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총 616억원(42건) 대출을 내줬고, 이중 350억원이 통상의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정대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198억원의 대출에서는 연체 등 부실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드러난 이후 우리은행은 2차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신도림금융센터장과 선릉금융센터장을 지내며 문제가 된 여신을 취급한 임모 전 본부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용평가와 여신취급, 채권보전 등을 소홀히 했고 부당한 업무지시도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 1~3월 진행한 1차 자체감사 결과 임 전 본부장을 면직 처리하고, 성과급을 회수했습니다. 책임이 있는 관련 지점장 감봉 등 7명도 징계했습니다. 경찰고발도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문제의 대출은 손 전 회장의 재임 기간 이뤄졌으며 임종룡 회장 취임 이전의 문제로 못을 박았습니다. 단호하게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명하지만 금융권에는 다른 말이 돕니다. 이미 은행 내 주요 인사는 문제가 된 여신이 취급될 때부터 해당 사실을 알았고, 대출액이 너무 많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회장의 처남이 '명예지점장' 명함까지 들고 다녔다는데, 이 사실을 내부에서 몰랐다는 게 더 이상합니다.

치열한 인사경쟁과 과잉충성 등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아직도 파벌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연촌', '솔개회' 등 퇴직자 모임도 많습니다. 연세대를 졸업한 임 회장 부임 이후에는 '연세대' 출신들이 주목 받았고,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남기천 사장도 임 회장과 인연이 깊습니다. 임 회장은 2006년 주영국대사관 참사관으로 부임했던 시절부터 대우증권 런던지점장으로 있던 남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임 회장 취임 이후 10여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임 회장은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기존 관행과 행태를 깨고 나오는 아픔을 함께 견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 감사팀장은 "믿음을 이용한 죄가 얼마나 큰지 제가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동료의 믿음, 은행은 공정할 것이라는 고객들의 믿음을 져버린 이번 사건을 최선을 다해 '감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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