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선수' 패럴림픽 육상 출전 논란…"불공정" 반발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8.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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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이어 패럴림픽도 '성별 논란'…반대 목소리 상당

2019년 호르몬 치료를 시작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이탈리아 육상선수 발렌티나 페트릴로. /사진=발렌티나 페트릴로 인스타그램2019년 호르몬 치료를 시작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이탈리아 육상선수 발렌티나 페트릴로. /사진=발렌티나 페트릴로 인스타그램


오는 28일 개막하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성전환 선수'가 처음 출전한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육상 대표팀에 선발된 발렌티나 페트릴로(50)는 패럴림픽 사상 첫 성전환 출전자가 된다.



2019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페트릴로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일부 시력이 살아있는 선수가 참가하는 'T12' 등급 200m, 4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페트릴로는 이번 패럴림픽 출전에 대해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사상 처음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포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나는 출전 자격이 있다. 운동선수로서, 또 인간으로서 나를 믿어준 이탈리아 패럴림픽연맹과 이탈리아 패럴림픽위원회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페트릴로는 9살에 자신을 여성으로 인지했으며, 14살에 퇴행성 안질환인 '스타르가르트병'을 진단받았다. 시각장애인이 된 페트릴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남자 장애인 육상선수로서 T12 부문에 출전해 이탈리아 국내 대회에서 11개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여성과 결혼한 페트릴로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여성으로 살기 시작해 2019년 1월부터 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2020년 9월 이탈리아 장애인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처음 여자 부문에 출전했다. 이후 쭉 여성과 경쟁해온 페트릴로는 지난해 세계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 T12 등급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페트릴로가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데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 세계육상연맹은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성전환자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고 있으나 세계장애인육상연맹은 법적으로 여성임이 인정될 경우 대회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전환자'의 여성 부문 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탈리아 출신 변호사 겸 육상선수 마리우치아 퀼레리 등 30여 명의 이탈리아 여성 운동선수는 2021년 이탈리아육상연맹 회장과 이탈리아 기회균등부에 페트릴로의 여성 부문 출전권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중에는 2020년 10월 페트릴로와 여자 부문에서 경쟁했던 크리스티나 나술리와 데니스 노이만도 있었다. 이들은 "대등하게 경쟁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퀼레리 역시 "페트릴로의 패럴림픽 출전 허가는 공정의 가치보다 포용의 가치를 선택한 것"이라며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트릴로는 자신의 출전을 두고 불거진 불공정 논란에 대해 "이건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이 아니다. 이게 바로 나"라며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차별해선 안 되는 거처럼 내 모습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 16강전 이후 이탈리아 여자 복싱 대표 안젤라 카리니(26)와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5)의 모습. /로이터=뉴스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 16강전 이후 이탈리아 여자 복싱 대표 안젤라 카리니(26)와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5)의 모습. /로이터=뉴스1
앞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성별 논란'이 인 바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와 대만 린위팅(29)이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부문에 출전하면서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이들이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며 실격 처리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칼리프와 16강에서 맞붙은 이탈리아 여자 복싱 대표 안젤라 카리니(26)는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해 '성별 논란'이 일었으나 칼리프는 승리를 이어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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