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이중레버리지비율/그래픽=윤선정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19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생명에 2000억원, 하나손보에 1000억원을 출자한다. 하나금융은 출자 배경에 대해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선 하나금융의 자금여력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달 진행될 출자로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22.87%에서 124.43%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에 대한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을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130% 아래로 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3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결의했다. 계획한 금액만큼 그대로 자본에 반영되면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2.27% 수준으로 내려가 가용 자금은 1조51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최근 KB·신한·우리 등 다른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에 수요예측이 흥행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발행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생명과 손보의 증자 마무리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도 하나금융에 유리하다. 하나생명은 이번 자본확충으로 지급여력비율(K-ICS)이 9월말 기준 19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 하나손보도 K-ICS 비율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생명과 손보의 부진에도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2조687억원을 기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증자 후에도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30% 미만을 상당 부분 하회한다"라며 "향후에도 자본증권 발행과 계열사 배당 수입을 통해 안정적인 자본관리가 가능해 무리 없는 M&A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인 KB·신한금융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며 자사주 매입·소각 압력이 커진 것은 부담이다. 하나금융의 지난 6월말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12.79%로 작년말(13.22%)보다 0.43%P 하락했다. 목표치인 13%를 위해서는 상반기 3000억원에 이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증자로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 의지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외부 차입이 가능하고 금리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오히려 주주환원 부담이 자본 활용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