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간다는 연구단장님"… 1000억 규모 전략연구단 다시 뽑는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8.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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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최종 선정 5개 과제. 수전해 수소 생산 시스템 전략 연구단의 연구책임자가 사기업으로의 이직 의사를 밝히며 해당 연구단은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그래픽=이지혜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최종 선정 5개 과제. 수전해 수소 생산 시스템 전략 연구단의 연구책임자가 사기업으로의 이직 의사를 밝히며 해당 연구단은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그래픽=이지혜


올해에만 약 1000억원을 투자하는 산·학·연 융합형 R&D(연구·개발) 사업인 '글로벌 톱(TOP) 전략연구단'(이하 전략연구단)이 재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5개 연구단 중 하나로 선정된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의 연구책임자가 돌연 민간기업행을 택하며 계약이 불발됐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연구책임자 이탈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전략연구단 과제를 재선정하기 위한 과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략연구단은 출연연 간 칸막이를 없애고 대형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과기정통부의 대표적인 R&D 지원사업이다. 도입 첫해인 올해 배정된 예산만 약 1000억원 규모로, 공모 당시 51개의 제안서가 몰렸다.

이후 전문가 평가를 거쳐 14개 과제가 본선에 진출했고, 1차 평가 결과 총 10개 과제가 결선에 진출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최종 선정 결과 △시장선도형 차세대 이차전지 혁신 전략연구단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 전략연구단 △유전자·세포치료 전문연구단 △SMR(소형모듈원자로) 가상원자로 플랫폼 개발사업단 △초거대 계산반도체 전략연구단 등 총 5팀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 전략연구단의 단장을 맡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책임자가 민간기업인 효성으로 이직 의사를 밝혔다. 단장 자리가 돌연 공석이 되며 수소 연구단의 최종 협약이 무산됐다. 나머지 4개 연구단은 예정대로 협약을 완료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NST는 조만간 연구단 재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논의 중이다. 본선에 오른 10팀을 대상으로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예상치 못한 사태이지만 올해 안에 전략연구단 사업이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계 일각에선 수소 연구단을 유지하되 단장만 교체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NST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장이 각 연구단의 세부 목표, 예산 등 전반적인 설계를 주도했기 때문에 (단장 교체 등) 단순한 방법으론 전략연구단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위험이 크다"며 "전에 없던 사태인 만큼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이번 주 전략연구단 재선정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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