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새로 임명된 박정민 SK스토아 대표는 취임 초 임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타사 오픈마켓을 통해 SK스토아 취급상품 판매를 하지 말자는 얘기였다. 당장 연 매출이 200~300억원은 줄어들 수 있는 결정이었다. 거래액이 줄어 들면 바잉파워(구매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타사몰 제휴를 통해 투입되는 마케팅비용 200억원을 자사몰 강화에 투입해 자생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타사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기 위해 각종 마켓팅 비용으로 연 200억원 정도가 투입되는데 사실상 돈을 주고 매출을 사오는 것 아니냐"며 "당장은 거래액이 줄어들 수 있어도 자사몰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화면 옆에 다른 상품 광고가 노출되는 것도 과감히 줄였다. 해당 배너를 통해 일부 소비자가 유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는 판단이었다.
박 대표는 격주 금요일마다 방송녹화를 진행하지 않았던 해피프라이데이 제도도 과감하게 개선했다. 스튜디오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는데 격주 금요일마다 스튜디오를 가동하지 않는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대신 매달 2회 휴무를 보장하는 '자율휴무제'를 도입하고 스튜디오는 항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SK스토아 실적 추이/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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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약 437.5% 성장한 27억원을 기록, 2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박 대표는 취임 반년 만에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박 대표는 "상반기에는 우리의 역량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TV와 모바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며 "이번 2분기 실적은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력이 결실을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AI커머스로 향하는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