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수술로봇에 해외 의료진 탄성..엔도로보틱스, "최초 상용화"

머니투데이 이유미 기자 2024.07.31 16:31
글자크기
내시경 수술 로봇 '로보페라'를 활용한 임상 생중계 현장/사진제공=엔도로보틱스 내시경 수술 로봇 '로보페라'를 활용한 임상 생중계 현장/사진제공=엔도로보틱스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의 내시경 기술 콘퍼런스 ENDO2024. 엔도로보틱스(대표 홍대희, 김병곤)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전훈재 교수팀과 내시경 수술 로봇을 활용, '종양 제거 수술 과정'을 전 세계 의료진들 앞에서 생중계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편집 없는 수술 과정이 라이브로 송출됐다. 로봇이 종양에 접근하자 현장에는 긴장감이 흘렀고, 이내 종양 조직을 정확하게 절제하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나왔다. 수술은 박수갈채와 함께 끝났다.

김병곤 엔도로보틱스 대표는 이를 회사와 대한민국 의료 기술이 '세계에 알려지는 순간'이라고 회상한다. 김 대표는 ''ENDO2024'에서 부스를 열고 핸즈온 세션 등도 진행했는데, 백미는 단연 '임상 생중계'"라며 "생중계에 활용된 '로보페라'(ROBOPERA)는 세계 최초의 상용 내시경 호환 수술로봇이자 회사의 주력 제품"이라고 말했다.



엔도로보틱스는 이번 'ENDO2024'에서 △내시경 호환 수술로봇 '로보페라' △다자유도 트랙션 디바이스 '트랙클로저'(TraCloser) △회전형 봉합기기 '롤링스티치'(Rolling stitch) △로봇 시뮬레이터 '엔도큐봇'(Endo Cubot) 등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로보페라'는 소화기내과 임상에 최적화된 수술 로봇 플랫폼이다. '롤링스티치'는 세계 최초로 내시경 말단에서 회전이 가능한 봉합기기다. 봉합 방향을 조작하기가 어려웠던 기존 형태와 달리,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혁신 의료기기'가 경쟁력..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제치고 '문전성시' 이뤄내"
이번 ENDO2024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조찬 심포지엄'이다. 올림푸스, 펜탁스, 스테리스 등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들이 저마다의 이름을 걸고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다. 같은 시간대에 열려 기업 인지도에 따라 인파의 격차가 큰 행사로 알려져 있지만, 엔도로보틱스의 심포지엄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이는 당사 기술이 기존 시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방증"이라며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업력은 짧지만, 단기간에 낸 R&D(연구·개발) 성과를 고려하면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엔도로보틱스는 초미세 유연 케이블과 동력 전달 및 정밀 제어 기술을 강점으로 두고 있다. 0.3mm 수준의 초미세 케이블로 사람의 소화기관에 안전하고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갖췄다. 지난 5월 열린 2024년 미국소화기질환주간(DDW 2024)에서는 허공에서 동작하며 제품을 시연했지만, 이번 ENDO2024에는 임상 중계와 함께 직접 시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핸즈-온'(Hand-on) 행사로 전세계 의료진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핸즈-온' 참석자들은 '엔도큐봇'을 통해 내시경 술기를 체험했다. '엔도큐봇'은 다양한 수술 부위를 제공하고, 미세 조정이 가능한 시뮬레이터다. 환자의 심장박동과 호흡, 재채기 같은 실제와 같은 환경을 모사해 많은 의료진들과 트레이닝 센터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엔도로보틱스는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 국정 과제 '고위험·고성과 R&D프로젝트에 선정된 회사"라며 "이는 현행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도로보틱스가 선정 첫 해부터 국제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수출 기업으로서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드러낸 사례"라며 "우선적으로 상용 제품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매출을 내고 코스닥 상장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NDO2024 내 엔도로보틱스 부스/사진제공=엔도로보틱스 ENDO2024 내 엔도로보틱스 부스/사진제공=엔도로보틱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