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FOMC 결정…9월 금리 인하 예고할까[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7.31 17:35
글자크기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1982년 이후 미국 연방기금 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1982년 이후 미국 연방기금 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31일(현지시간) 공개된다.

이번 FOMC에서도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얼마나 강력하게 시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연준은 31일 오후 2시(한국시간 8월1일 오전 3시)에 금리 결정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뒤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번 FOMC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와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은 발표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번 FOMC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질문 4가지를 정리했다.

첫째, 연준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어떻게 예고할까?
연준 위원들은 FOMC 성명서의 문구를 수정해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에서 사소해 보이는 표현 변화도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암시일 수 있다.



특히 성명서의 첫 3개 문단이 중요하다. 첫번째 문단은 최근의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진단을 담고 있다.

두번째 문단은 연준의 2가지 목표, 즉 인플레이션을 2%로 유지하는 것과 고용 안정을 이루는 것 사이에서의 균형 상태를 설명한다. 연준은 2022년 이후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앞세워 왔다.

세번째 문단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를 제시하는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담고 있다. 연준은 이 세번째 문단에서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선행돼야 할 조건들을 설명해왔다.


성명서 첫번째 문단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많이 개선됐다는 진단이 나오거나 두번째 문단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와 노동시장 약화 리스크가 좀더 균형을 이뤘다는 표현이 등장한다면 금리 인하가 머지않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세번째 문단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리 인하 쪽으로 좀더 진전되는 표현이 나타난다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명시적으로 금리 인하를 예고하지 않은 채 9월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의 수석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잉글리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부터 9월 FOMC 때까지 인플레이션이 괜찮게 나온다면 인플레이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확신하고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둘째,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보는 근거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저소득층 소비가 약화되며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연준은 자신들이 사용해온 약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제의 일부 부분은 여전히 강하지만 일부 약한 부분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경기 연착륙을 원하고 있고 얼마간 긴축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유혹을 느낄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인 상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5.25~5.5%로 2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셋째, 금리를 이번에 내리면 안 되나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소비 및 고용 둔화 조짐이 불필요한 경제 약세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 이번에 당장 금리를 내리는 것도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2%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는 9월 FOMC 때까지 물가지표를 좀더 확인한 뒤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6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첫번째 금리 인하는 "결과론적인 결정"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지금까지 금리 인하를 보증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잉글리시 교수는 "이번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된다면 시장은 당황할 것이고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째, 첫번쨰 금리 인하 후 추가 인하 일정은?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투자자들은 그 다음 금리 인하는 언제 이뤄질지 궁금해할 것이다. 따라서 연준 위원들은 9월에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미 다음 일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게 된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한 후에는 매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는 경로를 시사해왔다.

이번 FOMC 후에는 점도표가 발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같은 금리 인하 속도가 여전히 유효한 전망인지는 오는 9월에 나오는 점도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동시장이 더 약화된다면 연준은 오는 9월 이후에 연달아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 9월 이후에도 FOMC는 11월과 12월에 더 열린다.



이어지는 기술기업 실적 발표
한편, 30일 장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MS)와 AMD의 엇갈린 실적이 31일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MS는 지난 4~6월 분기(회계연도 4분기)에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매출액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에 다소 미달했다. 반면 AMD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 처리장치) 판매가 예상을 웃돌았다며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를 기존 40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일단 시간외거래에서 MS는 주가가 7%까지 급락하다 낙폭을 3% 미만으로 줄였고 AMD는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7% 이상 급등했다. 30일 정규거래에서 엔비디아가 7% 급락하는 등 반도체주 하락이 심했던 탓에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는 5% 이상 상승했고 다른 반도체주들도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31일 장 마감 후 빅테크기업인 메타 플랫폼과 반도체회사인 암(Arm) 홀딩스와 퀄컴, 램 리서치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