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다 넘어져 숨진 노인…요양보호사, 보조 없이 폰만 봤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7.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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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과 산책하면서 보조하지 않아 계단에서 쓰러져 숨지게 한 50대 요양보호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손현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금고형은 징역형처럼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강제 노동을 하지 않는다.

A씨는 지난해 2월 9일 오전 9시10분쯤 세종시 조치원읍 한 아파트 공동 현관 근처에서 피해자 B씨(83)를 두고 혼자 먼저 앞으로 걸어가며 보행을 보조하지 않아 B씨가 계단을 오르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주간보호센터로 이동하기 전에 A씨로부터 아파트 주변 한 바퀴 산책을 권유받았고, A씨는 B씨와 같이 가다가 보조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보며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팡이를 짚어야 거동이 가능한 상태였으며 언어 장애와 치매 증상도 있던 걸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이동할 때 밀착 보호했어야 하는데도 상당한 거리를 둔 채 휴대전화를 보며 보행했다. 주의를 조금 더 기울였다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뉘우치고 있는 점과 당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추가로 1000만원을 공탁한 점, 해당 요양기관이 일부 피해를 회복하고 유족과 합의한 점, 유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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