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전력을 운용하는 미국 전략사령부의 카운터파트로서 한미 핵·재래식 전력을 통합해 공동훈련 등을 지휘하는 전략사령부가 연내 만들어진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한국·미국·일본이 처음 실시하는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10만t급) 등이 한국에 들어온 모습. / 사진=뉴스1
국방부는 3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략사령부령'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해·공군의 작전부대를 통합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 예하에 전략사령부를 창설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군 당국은 연내 전략사 창설을 목표로 우수인력 확보, 시설공사, 지휘통제체계 구축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 능력은 통상 핵무기 등을 지칭하는데 우리나라에 전략무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 군에 전략적 수준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있다"고 답했다. 국방부가 지칭한 전략무기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이 가능한 해군의 전력과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으로 풀이된다.
전략사령부는 예하에 우주작전센터를 신설하고 우주정찰 역량 등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군 작전사령부의 우주작전전대 등 기존 군 우주조직과는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점차 우주작전 역량을 통합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략사령부 신설은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를 한층 강화하는 조치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핵우산 역량을 강화하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공동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공동지침은 북핵 위협에 대비해 미국의 핵전력과 우리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통합시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핵운용 관련 훈련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
전략사령부는 미국 전략사령부의 카운터파트로서 미국의 핵전력과 우리 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조합한 훈련방법 등을 기획·실행하는 주체가 된다. 그동안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될 때 실시된 한미 훈련에는 국방부와 합참 등이 각기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전략사가 이를 주도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핵 위협이 너무나 고도화됐고 더 이상 각군의 독자적 대응보다는 합참 주도 하에 통합성을 발휘해 긴밀히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를 구현해 국가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전략사 초대 사령관은 공군 중장이 맡는다. 전략사 참모 비율은 육·해·공군 2:1:1로 나뉜다. 전략사 시설은 지휘·통제 여건과 핵·전자기펄스(EMP) 방호력과 국방부·합참과의 협조 용이성 등을 고려해 서울 관악구 남태령에 위치한 수도방위사령부로 정해졌다. 사령부 편성이 확정되면 추후 이전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