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여야 충돌…與 "본질은 몰카" 野 "처벌해야"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차현아 기자 2024.07.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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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청문회가 불법이라고 발언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청문회가 불법이라고 발언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위원들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비판했다.

야당 위원들은 증인으로 채택됐던 김건희 여사가 청문회에 불출석한 것과 관련 청문회가 정회했던 점심 시간에 대통령실에 항의 방문했다. 반면 국민의힘 위원들은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대통령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방어하는 한편 청문회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고 맞섰다.



26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 됐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에게 직접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게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청탁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최 목사는 "부탁은 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최 목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김영란법 위반인데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니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구체적 청탁이 있었으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김 여사) 수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무원이 아니니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은 부당하다"고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명품 가방 사건의 본질은 몰카"라며 "지난 대선 때 불법 녹취록으로 대선판을 흔들려다 실패한 언론사가 소송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 최 목사와 손잡고 철저히 기획해 함정을 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최 목사에게 "사건을 누가 기획한 것이냐, 김 여사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고향 등을 언급하며 환심을 사려고 한 것 아니냐"라고 몰아붙였다. 최 목사는 "언더커버(위장) 취재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박균택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가 최소 공범, 방조범"이라며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 등이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작전세력이 공모해 주가를 조작한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의 관여 사실이 많이 보도가 되고 있다. 주가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인 2021년에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청문회 불출석 규탄 및 출석 촉구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청문회 불출석 규탄 및 출석 촉구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박준태 의원은 "해당 사건은 문재인 정부에서 1년7개월간 수사를 했는데도 김 여사와 연관성을 찾지 못한 사건이다. 이후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도 없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후 5개월간 열심히 수사해 대선 전에 어떻게든 김 여사를 포함시켜 기소하려 했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만 기소했던 건"이라고 밝혔다.

이날 질의 기회를 얻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청문회 자체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 매년 수백, 수천건의 청원이 접수된다. 탄핵 관련 청원은 국회의장에게 보고해 의장이 청원인에게 설명하고 청원을 종결하도록 돼 있다"며 "답이 정해진 절차를 가지고 청문회를 왜 여느냐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정당해산 심판 촉구 결의안이 5만명 동의를 받아 법사위에 회부돼 있다.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면 대통령이 직위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범한 법 위반 행위만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있다. 또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니라 공직자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말한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명품 가방 수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이 대통령과 관련되지 않은, 대통령 배우자와 관련된 사건임이 명백하다"고 했다. 이어 "이 두 사건 그 어떤 것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번 청문회는 그야말로 헌법에도 반하고 법률에도 반하는 위헌, 위법적 청문회"라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청문회가 불법이면 이 자리에 왜 있나. 그것은 공범 행위"라며 "불법이면 나가라"라고 했다.

이에 송 의원이 "제가 불법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나갔다 다시 들어오겠다"고 하며 실제 회의장을 나갔다 한참 뒤 다시 돌아오는 장면도 빚어졌다.

한편 당초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 김 여사와 대통령실 관계자들, 이원석 검찰총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만 김 여사에게 직접 명품 가방을 건넨 최 목사만 출석했고, 김 여사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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