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개막식 만들겠다"…러시아 스파이, 올림픽 5일 앞두고 체포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7.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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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밤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오륜기가 빛나고 있다./사진=뉴시스24일 밤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오륜기가 빛나고 있다./사진=뉴시스


러시아 유명 요리사가 프랑스에서 스파이로 활동하며 파리 올림픽 방해 공작을 계획한 혐의로 붙잡혔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청은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A씨(40대·남) 자택을 지난 21일 급습해 러시아 신분증을 발견, 그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특수부대에서 일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오는 26일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5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그곳에선 올림픽 기간 내 프랑스 정국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작전을 A씨가 준비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또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약 3주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했다고 한다.



A씨는 파리에서 요리를 배우고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일하던 유능한 요리사였다. 과거엔 러시아 리얼리티 쇼와 TV 요리 프로그램도 출연했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 2012년 자신의 집주인에게 돌연 메일을 보내 러시아 공무원으로 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를 추적해오던 프랑스 당국은 올해 5월 그의 통화 내역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포착했다. 당시 A씨는 튀르키예에서 프랑스로 넘어올 예정이었지만 과음을 한 탓에 비행기를 놓쳐 불가리아를 거쳐 파리로 오는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에게 "프랑스는 이전에 없던 개막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도청됐고, 결론적으로 그를 잡기 위한 검거 작전이 펼쳐졌다.



A씨는 적대 행위 목적으로 외국 세력과 정보를 공유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현재 프랑스와 러시아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며 키이우 정부 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당국은 철저한 보안 및 검사 절차를 거치고 있다. 무장 경비원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으며, 43개국에서 선발된 4만5000여명의 경찰관과 1만8000여명의 헌병대가 배치됐다.

파리 시내 곳곳에는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개막식이 열리는 오는 26일까지 대테러 보안 경계구역 내 보행자 이동까지 통제할 예정이다. 해당 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직장인 등만 전용 플랫폼을 통해 QR코드 형태의 통행증을 발급받아 이동할 수 있다.


차량 통행 또한 제한돼 경계 구역 내 주차 허가증이 있는 차량이나 위급 상황 관련 차량만 출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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