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 재선 도전 포기 결정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마친 뒤 아들 헌터와 포옹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사흘 만인 24일(현지시간) 국민들 앞에서 심경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당과 나라를 통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세대교체라며 해리스에 대한 지지도 표했다. 후보 사퇴 이후 첫 공식발언이자 임기 이래 네 번째 오벌 오피스(집무실) 연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을 미국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한 싸움으로 규정하고 "민주주의는 그 어떤 직함보다 중요하며 이를 구하는 데 개인적 야망(재선)을 포함해 그 무엇도 방해물이 될 순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 국가를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관련 연설을 한 뒤 퇴장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13분가량의 길지 않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임기 중 성과를 긍정하는 데 할애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남은 소임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인질을 데려오고, 중동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오도록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더 강하게 단결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장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도출하는 데 올인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하는 모습을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지켜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재선 도전을 포기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대통령직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라면서 “개인적 야망보다 민주주의 수호가 먼저"라고 말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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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1972년 29세에 상원에 선출돼 정치 경력을 시작하며 역대 6번째로 젊은 미국 상원의원이 됐다. 역설적이게 그가 임기를 마치는 내년 1월 20일이면 그의 나이 82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CNN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의 공개 연설은 질 바이든 여사와 그의 자녀, 손주들도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연설문 작성은 퓰리처상 수상 경력이 있는 역사학자이자 대통령 전기 작가인 존 미첨이 도왔다. 백악관 직원들은 바이든의 연설 내내 눈물을 흘렸으나, 연설이 끝난 직후 로즈가든에서 환호를 보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아름다웠다. 그는 정말로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바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