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
나는 몇 년 전 첫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첫 직장에서 해보고 싶거나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했다는 생각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자발적으로 퇴사하고 재취업했다. 몇 가지 선택지 중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그 경험이 그다음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지금 회사를 선택했다.
직장생활에서의 의사결정도 인생에서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을 꿈꾸는 회사에서 전략 및 투자담당 임원으로 일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요즘 대세인 챗GPT에 한국의 중견기업 CEO가 직면하는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여러 가지 과제를 언급했는데 이 중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첫 번째였다. 더이상 우리 동네에서 1등을 하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경쟁자들은 전 세계에 널려 있고 세계가 우리 시장이다.
32조원이라는 거래규모에 압도돼 국방부 홈페이지를 방문해 2024년 우리나라의 국방예산을 살펴보니 59조4000억원이다. 미국 3위 클라우드업체 알파벳은 우리나라 연간 국방비의 절반이 넘는 32조원 규모의 M&A로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확대하려 하는데 우리나라의 국방비 규모로 제대로 된 사이버 보안시스템 구축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 든다. 하물며 한국 정부보다 훨씬 작은 국내 기업들은 몇십 년 동안 축적한 그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제대로 된 보안시스템 없이 잘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이어진다.
세 번째 중요한 과제는 인재확보와 유지문제다.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의 자금과 인재가 미국으로 쏠린다. 지방 소재 국내 제조업의 경우 최고급 인재들은 말할 것도 없고 퇴직하는 베이비부머들을 대체할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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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오늘날 최상위급 인재들의 회사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세상의 변화가 점점 빨라지다 보니 평생직장 등 과거 직장에 대한 생각이나 문화가 바뀌고 있다. 결국 기업간 경쟁의 최종 승자는 최상위 인재확보 여부에 달렸다. 어떻게 해야 나보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붙잡아 둘 수 있을까. 신규 영입인력과 기존 인력들의 융합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은 정말 어려운 숙제다.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 볼 때 챗GPT가 말해준 3가지 과제에 대응하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이며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미루기만 할 수도 없다. 최대한 많은 사례를 참고하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모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래에서 온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