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중견기업 CEO가 직면하는 도전과 선택

머니투데이 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 2024.07.3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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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


2022년에 가장 재미있었던 TV 드라마는 어떤 게 있을까. 워낙 많은 이벤트가 벌어지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다 보니 2년 전 일도 까마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중기 배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기억에 남는다. 이 드라마는 재벌총수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스토리다. 이 드라마처럼 우리 인생도 인생 2회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몇 년 전 첫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첫 직장에서 해보고 싶거나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했다는 생각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자발적으로 퇴사하고 재취업했다. 몇 가지 선택지 중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그 경험이 그다음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지금 회사를 선택했다.



취업, 퇴사, 재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송중기 배우의 드라마처럼 다시 한 번 살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아직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 없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직장생활에서의 의사결정도 인생에서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을 꿈꾸는 회사에서 전략 및 투자담당 임원으로 일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요즘 대세인 챗GPT에 한국의 중견기업 CEO가 직면하는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여러 가지 과제를 언급했는데 이 중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첫 번째였다. 더이상 우리 동네에서 1등을 하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경쟁자들은 전 세계에 널려 있고 세계가 우리 시장이다.



챗GPT가 꼽은 두 번째 도전적인 과제는 기술혁신과 디지털 전환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1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위즈(Wiz) 미화 230억달러(약 32조원) 인수 논의' 기사가 관심을 끌었다. 위즈는 AI(인공지능)가 실시간으로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다.

32조원이라는 거래규모에 압도돼 국방부 홈페이지를 방문해 2024년 우리나라의 국방예산을 살펴보니 59조4000억원이다. 미국 3위 클라우드업체 알파벳은 우리나라 연간 국방비의 절반이 넘는 32조원 규모의 M&A로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확대하려 하는데 우리나라의 국방비 규모로 제대로 된 사이버 보안시스템 구축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 든다. 하물며 한국 정부보다 훨씬 작은 국내 기업들은 몇십 년 동안 축적한 그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제대로 된 보안시스템 없이 잘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이어진다.

세 번째 중요한 과제는 인재확보와 유지문제다.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의 자금과 인재가 미국으로 쏠린다. 지방 소재 국내 제조업의 경우 최고급 인재들은 말할 것도 없고 퇴직하는 베이비부머들을 대체할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에 비해 오늘날 최상위급 인재들의 회사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세상의 변화가 점점 빨라지다 보니 평생직장 등 과거 직장에 대한 생각이나 문화가 바뀌고 있다. 결국 기업간 경쟁의 최종 승자는 최상위 인재확보 여부에 달렸다. 어떻게 해야 나보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붙잡아 둘 수 있을까. 신규 영입인력과 기존 인력들의 융합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은 정말 어려운 숙제다.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 볼 때 챗GPT가 말해준 3가지 과제에 대응하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이며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미루기만 할 수도 없다. 최대한 많은 사례를 참고하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모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래에서 온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영은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대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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