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택연이 23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여러모로 걱정이 많은 사령탑도 김택연(19·두산 베어스)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얼굴에 만족감이 가득했다.
김택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10차전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KBO 역대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시즌 극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두산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식 마무리를 맡은 뒤 지난 10일 패전을 당하며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걱정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본인도 (걱정은) 안 했을 것 같다. 저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며 "단 하나는 예전에 광주에서 조금 마음이 좀 약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돼 이야기도 해봤는데 빨리 잊고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서 '다른 아이구나, 보통 선수는 아니구나' 또 한 번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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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저희는 경험을 더 쌓게 해주고 싶었고 너무 부담스러운 그런 장면보다는 조금씩 단계별로 이렇게 밟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너무 큰 걱정을 한 것 같다"며 "김택연 선수가 가진 그릇은 작은 그릇이 아니고 아주 큰 그릇 같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범경기와 LA 다저스와 평가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개막전부터 2실점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실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2군을 한 차례 다녀온 뒤 안정을 찾았다. 이른 시행착오가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하고 다저스하고 경기할 때도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세게 맞았을 때 본인도 굉장히 당황했을 것"이라며 "저희도 시범경기하면서 '좀 맞아야 되는데' 생각했는데 너무 점수를 주지 않아서 '언젠가는 맞을텐데' 했던 게 개막전 때 딱 나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그걸 빨리 잊어버렸다. 2군에 갔다 오면서 열흘 만에 돌아와서 자기의 본모습을 잘 찾은 것 같다"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전했다.
후반기 시작 후 3승 7패로 주춤하던 두산은 전날 김택연의 깔끔한 세이브를 앞세워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에이스 곽빈이 선발 등판한다. 타선에선 정수빈(중견수)-이유찬(좌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박준영(유격수)-양찬열(우익수)-전민재(2루수)가 선발로 나서 곽빈을 지원 사격한다.
10세이브를 수확한 김택연(오른쪽)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