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계획/그래픽=임종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지켜본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알짜 자회사'들을 총 집결시킨 만큼, SK온이 자체 경쟁력을 보여야 할 차례란 뜻이다. SK그룹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SK E&S를, SK온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을 붙이기로 했다.
SK온의 누적적자는 올 1분기 기준 2조587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은 20조원이 넘는데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기록해보지 못했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흑자와 상장은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다. 일련의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체력이 레벨업된 건 분명하다. S&P는 현금흐름 변동성 감소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석희 SK온 대표가 신년사에서 말한 선승구전(先勝求戰,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움에 임한다)의 형세가 가까워졌다.
여기에 SK온은 △R&D 확대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원통형 등 신규 폼팩터 개발 △LFP·미드니켈 등 제품 라인업 확보 등의 과제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내년엔 설비투자가 마무리 수순이고, 폴스타 등도 고객사로 추가한다. 이 과실을 수확하기 시작한다면 리밸런싱은 '시간을 확보한 성공한 딜'로 평가받을 것이다. SK온이 '미생'을 넘어 SK그룹의 '완생'으로 거듭날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