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 위메프의 셀러(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모니터링에 나섰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위메프, 티몬의 미정산·유동성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매일 실시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자금융서비스업 자체가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는 정산 지연 문제라 현장 검사에 나설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며 "매일 위메프, 티몬을 통해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티켓몬스터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자금 경색으로 파트너사에 대한 대금 지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6만개 파트너사는 물론 해당 파트너사와 거래를 하는 제조업체, 금융사도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큐텐 그룹 개요/그래픽=이지혜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는 2022년 티몬을 인수한 이후 2023년 위메프와 인터파크, 2024년에는 AK몰과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잇따라 인수했다. 큐텐그룹은 이커머스 계열사 물류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갖춘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1385억원, 영업손실은 1025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1701억원)은 줄고 영업손실(-538억원)은 더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프 유동부채는 3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유동자산은 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당장 쓸 수 있는 돈 보다 갚아야 할 돈이 5배 많다는 의미다. 티몬은 4월말 제출해야할 감사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티몬의 유동부채는 7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지만,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티몬이 지난달 도서문화상품권을 '선주문' 형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통상 온라인상에서 3% 정도 할인판매되는데 티몬은 최대 10% 할인 판매했다. 대신 주문하면 한 달 뒤에 상품권을 발송해주는 '선주문' 형태로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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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업계에서는 티몬의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긴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상품권 판매 시점부터 발송 시점까지 약 한 달간 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판매가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앞두고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것이란 의혹도 의혹도 나왔다. 티몬은 이 시기에 자체 캐시인 '티몬캐시'도 10% 할인해 판매했다.
파트너사만 6만개...정산 전면 중단되면 파장 클 듯
티몬 위메프 거래 중단 업체/그래픽=이지혜
현재 미정산 파트너사 대부분이 두 달 전 판매분에 대한 정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이번달에 큐텐그룹이 무너질 경우 산술적으로 많게는 1조2000억원 안팎의 판매대금이 지급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부 큐텐 판매 셀러들의 경우 1년 전부터 정산받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정산액은 이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6만개 안팎의 파트너사들의 자금 흐름이 막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1차 제조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여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문제가 생기면 오픈마켓 판매자는 물론이고 판매자와 연관된 금융업계와 제조사까지 모두 정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