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3/사진=뉴스1 /사진=(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한 후보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62.84%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났던 그가 약 70일 만에 당대표에 출마했을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으로 상징되는 한동훈 대세론은 선거기간 내내 꺾이지 않았고 결국 압도적 승리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후보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원희룡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3/사진=뉴스1
한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뒤에도 고비는 이어졌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약속해 당내 집중공격을 받았다. 다른 후보들이 모두 특검법에 반대하는 가운데서 '민심'을 고리로 차별화한 것이다. 총선 국면에서 대국민 사과 의향이 있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총선 패배 책임론이 떠올랐다. '댓글팀' 사천 의혹 등도 제기됐다. TV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청탁했단 사실을 폭로하고, 나 후보와 맞붙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돌출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인요한, 김민전, 장동혁, 김재원, 진종오 신임 최고위원들과 당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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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대로는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권교체를 막고 정권 재창출을 이끌어내려면 한동훈 후보가 비록 대통령과 사이는 안 좋지만 변화를 진정성 있게 추구할 것이라고 본 것"이라며 "한 후보가 많은 실수를 했지만 인성과 자질의 문제가 변화에 대한 기대를 흔들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한 후보는 채상병 특검만 건드렸지 다른 대통령의 문제를 건드리진 않았다. 민심으로 확고하게 여겨지는 것을 받고 대통령에게 얘기하겠단 것"이라며 "합리적인 국민 입장에선 한 후보가 무조건 대통령을 죽이겠단 의미는 아니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윤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원 후보의 고전은 당내 윤 대통령의 영향력 약화를 드러낸단 평가가 나온다. 한 후보보다 훨씬 정치경험이 많은 원희룡·나경원 후보가 이렇다할 추격을 보이지 못한 것은 당내 '대안 부재', '인물 빈곤'이란 현실을 드러낸단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당내 윤 대통령과 친윤의 영향력이 현격하게 줄었다는 증거다. 당원들마저도 등을 돌린 것"이라며 "나경원, 원희룡 후보가 선거기간 보여준 무능과 대통령팔이, 구태의연한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의 결과"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결국 용산과 당이 수평적 당정관계로 전환해서 보수 재건의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기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대한 지지층의 열망이 한 후보의 승리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