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아침이슬' 김민기 별세에 전·현직 대통령도 추모 동참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안채원 기자 2024.07.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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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지난 21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한 '포크 대부' 김민기(73) 전 학전 대표의 영정사진이 22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놓여 있다. /사진제공=학전 2024.07.22지난 21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한 '포크 대부' 김민기(73) 전 학전 대표의 영정사진이 22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놓여 있다. /사진제공=학전 2024.07.22


민중가요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사·작곡한 가수 김민기씨가 향년 73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김민기 선생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 참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며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려는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더 밝게 만드셨다"는 추모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동숭동 학림다방에서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열정이 마음에 울림을 줬다"며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다.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하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한국 대중문화계를 이끌며 국민들과 예술인들로부터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김민기님이 세상을 떠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김민기님은 엄혹한 시대에 끝없는 고초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열망과 함께 영원한 청년 정신을 심어줬던 분"이라며 "그의 노래와 공연은 역경과 혼돈의 시대를 걷는 민중들에게 희망이었고 위로였다. 그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꿨다"고 적었다.

또 "'상록수보다 푸르고, 아침이슬보다 맑은' 김민기님은 멀리 떠나셨지만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도 SNS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아침이슬은 세상에 나온 지 2년 만에 유신 정권이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이 곡을 작곡한 김민기 역시 오랜 세월 탄압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오늘날 아침이슬은 세대를 넘어 온 국민이 애창하는 노래가 됐다"며 "국민을 탄압하고 자유를 억압한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사실, 역사는 생생히 증언한다. 이침이슬의 노랫말은 이 엄혹한 현실 속에, 모든 이의 가슴 속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일깨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이슬 속 가사 한 대목인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에 시련 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를 적었다.

이 후보는 "고인이 가는 길을 슬퍼하는 비가 내린다"며 "부디 편안히 잠들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아름다운 사람, 김민기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군사정권의 억압에도 김민기의 예술혼을 막을 수 없었다. 군대에 다녀온 뒤 노동 현장과 야학을 누비며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며 노동자, 빈민들과 함께 했다"며 "1991년도에 뮤지컬 '지하철 1호선' 4000회 공연 신화를 썼던 극단 '학전'을 만들어 수많은 신인 연극배우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게 했다.

그러면서 "1987년 7월, 이한열 열사 추모제가 열린 시청 앞에서 100만 인파가 아침이슬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김민기는 '이제 아침이슬은 나의 노래가 아니라 당신들의 노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며 "김민기는 시대의 진실을 노래했고 낮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당신의 노래는 80년 광주에서, 87년 시청 앞에서, 2016년 광화문에서 시민과 함께 했고 앞으로도 민주주의 현장에서 목청껏 불려 살아 숨쉴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1951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해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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