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단합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 트럼프를 백악관에 초대해 대통령직에 대한 인수인계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워싱턴DC(미국)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노예 해방 기념일을 맞아 열린 준틴스 콘서트에 참석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2024.07.22 /AFPBBNews=뉴스1
2015년 10월21일(현지시간) 바이든 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불출마를 공식으로 발표했다//로이터=뉴스1
바이든은 결국 2020년 대선에 출마해 트럼프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4년, 다시금 오바마 '반대' 속 민주당 지도부도 가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표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표의 미국 대선 투표가 한국 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3일 서울 중구 서울역사 내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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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사퇴의 '씨앗'은 바이든의 고령 논란이었다. 그는 종종 공식 석상에서 주요 단어나 사람 이름을 바꿔 말해 구설에 올랐다. 실수가 반복되자 건망증이 아니라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민주당은 이같은 공세를 상대(공화당) 진영의 비열한 공격이라고 맞받아치며 버텼다.
하지만 6월 27일 생방송 대선TV토론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바이든은 힘없는 목소리에 토론 내내 말을 더듬으며 스스로 '고령 리스크'를 인증하는 모습을 연출해버린 것. 토론회 이후 트럼프에게 참패했다는 여론이 팽배해졌다. 7월 2일부턴 하원 의원들이 하나둘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에 있는 공군 기지에 도착해 전용기를 내리고 있다. 2024.07.18 /로이터=뉴스1
이 사건을 계기로 바이든과 트럼프 간 지지율 격차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차범위 내 1~3% 격차를 보이던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5% 넘게 이기는 것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는 즉각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로 사퇴를 권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로 컨벤션 효과를 단단히 누리는 동안, 바이든은 코로나19(COVID-19) 재감염으로 델라웨어 자택에서 격리되는 기구한(?) 운명에 놓였다. 별장에 칩거하는 동안 낸시 펠로시 전 상원 대표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그의 우군들도 당을 위한 후보직 사퇴를 꾸준히 권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은 당초 자신을 몰아내려는 당내 조직적인 움직임에 분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배후에서 사퇴 캠페인을 조종한다고 생각하고 큰 배신감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을 고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에게 비유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수십 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뒤에서 찌르고 있다"며 "그들이 바이든을 카이사르로 만들었다"고 했다. 절대 권력을 가졌던 카이사르가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가 14명의 원로원 의원들의 칼에 찔려 숨진 것을 언급한 것이다. 카이사르는 쓰러지던 순간 자신이 총애하던 브루투스가 암살자 중 하나란 걸 알고 배신감에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한탄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그는 민주당 정치인들과 별도의 사전 교감 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성명문을 남기며 대선 레이스 하차를 공식화했다. 그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발코니에서 열린 독립 기념일 축하 불꽃놀이 행사를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보고 있다. 2024.07.05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