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의정갈등이 해소되고 있지 않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용 휠체어 뒤로 환자가 바람을 쐬고 있다. 2024.07.21.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이 정부에 제출한 '가을턴' 모집인원은 7707명에 달한다.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 수련병원은 병원 홈페이지에 전공의 채용공고를 올리고 진료과별 모집인원,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 일정, 지원자격, 시험별 배점비율 등을 공개한다. 이들 병원에선 오는 31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원서를 접수한 후 필기·실기시험과 면접을 진행해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선발된 인원은 9월1일 수련을 시작한다.
한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을 더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친구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개원가로 빠지거나 (전문의를 목표로 삼았더라도) 전공을 바꿀 것 같다"고 했다.
전공의는 주로 암·중증·희귀난치질환 등 고난도 진료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했다. 특히 '빅5' 병원의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1만3531명)의 21%가량에 달했고 병원 내 전체 의사 가운데 비중도 37%에 이르렀다. 그러나 상당수 전공의는 이번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 데다 의사에 대한 적대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굳이 전문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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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규 서울적십자병원 외과 과장은 "외과 같은 필수의료 인력이 계속 줄어 지방·필수의료는 붕괴할 것"이라면서 "저비용·고효율 의료시대의 종말이 왔다. 그나마 남아 있는 필수의료 진료과 의사도 환자와의 신뢰가 깨어져 방어 진료와 소송전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참에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전공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15개 주 정부 차원에서 외국 의대 졸업생이 미국의사면허시험(USMLE)을 보지 않고도 의사면허를 딸 수 있도록 관련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사직 전공의의 절반 정도는 미국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은 국내보다 환자를 적게 진료하면서도 연봉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전공의들이 과거 세대보다 영어·일어 등 외국어에 능숙해 언어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