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콘' 박민성 "신윤승과 옹달샘, 옹알스에 대적할 팀 되고파"[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7.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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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콘서트'의 박민성 인터뷰.

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


개그맨 박민성은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탁월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상대의 말문을 턱 막히게 하는 입담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몸 개그가 아닌, 탁월한 '말발'로 '개그콘서트'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박민성은 지난해 11월 방송을 재개한 KBS 2TV '개그콘서트'에 합류했다. '개그콘서트'로 박민성을 접한 시청자들에게는 신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올해 데뷔 10년 차 개그맨이다. 또한 그는 2014년 tvN '코미디빅리그'로 데뷔, 유튜브 채널 '희극인'에 출연하며 신윤승과 함께 온라인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다.



'개그콘서트'가 지난해 방송을 재개한 후 박민성은 '2024 봉숭아학당'에서 희안84 캐릭터, '데프콘 어때요', '레이디 액션', '심곡 파출소'에 출연했다. 코너의 주연이 아닌 조연임에도 불구, 웃기는 입담으로 코너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지난 6월 16일부터 '만담 듀오 희극인즈'에 신윤승과 함께 주연으로 나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몸개그, 콩트가 아닌 말솜씨 하나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있다. 덕분에 '개그콘서트'의 개그 장르가 풍성해졌다.

데뷔 10년 만에 서서히 빛을 내는 박민성. '개그콘서트'을 이끌 차세대 개그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아이즈(IZE)가 박민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
-떠오르는 박민성. 간단하지만 강렬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 6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희극인'을 운영 중인 10년 차 개그맨 박민성입니다. 중고 신인입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개그콘서트'로 최근 시청자들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개그콘서트' 이전에 '코미디빅리그'에도 출연했던 이력이 있다. '개그콘서트로' 무대는 만족하는가.

▶ 다른 것보다 저한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코미디빅리그' 때는 제가 너무 신인이었다. 또 쟁쟁한 선배들이 있고, 제가 부족하다 보니 저한테는 (무대) 기회가 많이 없었다. '개그콘서트'는 감독님(연출 김상미, 이재현)이 무대에 오를 기회를 많이 주신다. 제 무대에 대한 만족도보다 기회가 온다는 만족도가 높다.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게 된 후, 주위 반응이 궁금하다. 종영한 '코미디빅리그'에서 함께 했던 개그맨들의 반응이 남달랐을 것 같다.

▶ 사실 제가 '코미디빅리그'가 막을 내리기 전에 (2020년에) 나왔었다. 다리 부상으로 몇 개월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신윤승과 함께 유튜브를 했다. 그게 '희극인'이다. '희극인'을 하다 보니 무대에서와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그러다 보니까 '코미디빅리그'에 돌아가지 않게 됐다. 유튜브에서는 결과(반응)가 바로 나온다. 그게 좋았다. 반응 없는 개그도 버리는 게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재미없으면 반성하고 다른 형태의 개그를 했다. 재미있었다. '희극인'을 하던 중에 윤승이가 '개그콘서트'가 생긴다고 했다. 사실 저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윤승이가 '감독님이 열어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개그콘서트' 할까?'라고 물어보더라. 윤승이가 '개승자'(2021년)를 할 때 바빠서 유튜브를 좀 쉬었다. 그래서 또 그렇게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윤승이가 '그러면 같이한다면?'이라고 물었다. 그 제안에 '그러면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 그 후에, 결혼식장에 가게 됐다. 그곳에 '코미디빅리그' 선배님들이 많이 왔다. 사실 저는 민망했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잘 보고 있다' '그래, 잘해'라면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예전에 지인 결혼식장에 가면 좀 제가 막 잘 된 게 아니니까 좀 불편했다. 그런데 지금은 선배님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시니까 어디 결혼식 없나라는 생각도 한다. 감사한 일이다.

-'개그콘서트'를 시작한 후, 지금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가.



▶ 팬이 많이 생겼다. SNS로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보내주신다. 또 팬들이 제가 홍대에서 공연하는 것도 알고 찾아와준다. 인지도가 생긴 것 같다. 예전에 '코미디빅리그' 할 때는 제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무대에 오를 기회를 많이 준다. 무대에 계속 오르고, 아이디어를 잘 짜서 무대에 올라가면 관객들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를 듣는다. '나도 할 수 있었구나'를 많이 느끼게 됐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개그에 대한 열정이 많이 올라갔다.

-개그로 호응을 얻고 있다. 개그 덕분이다. '박민성표 개그'는 어떤 스타일인가.

▶ 저는 뻔뻔함이다. '심곡파출소'에 나올 때 무덤덤하고 뻔뻔함이 있었다. 과장된 것보다, 기대치 없이 등장해서 뻔뻔하게 대사를 하는 게 웃기다. 이런 개그가 유튜브에서 조회 수도 많이 나왔다. 이런 게 제 스타일인 것 같다. 공연을 오랫동안 함께 한 신윤승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깐족거리면서 가볍게 놀리는 거에 특화되어 있어'라고 했다. 저는 아직 이런 제 스타일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만담 듀오 희극인즈'의 신윤승, 박민성(사진 오른쪽)./사진=KBS 2TV '개그콘서트'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만담 듀오 희극인즈'의 신윤승, 박민성(사진 오른쪽)./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만담 듀오 희극인즈'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우뚝 섰다. '박민성표 개그'를 선보이게 됐다. 이 코너의 탄생기가 궁금하다.

▶ 이 코너는 (신)윤승이와 제가 '개그콘서트'가 시작될 때 감독님한테 들고 갔던 코너였다. 당시 윤승이랑 어떤 코너를 할까 하다가, 배경만 바뀌는 콩트보다는 다른 그림의 색다른 개그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만담을 하는 건 어떤지 (신윤승에게) 제안했다. 콩트 구성의 코너가 여러 개 있으니까, 만담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다. 첫 녹화를 했었는데, 사실 객석에서 웃음이 아예 안 터졌다. 관객들이 '뭐야?'라는 반응이었다. 김상미 감독님이 '둘 중의 한 명이라도 인지도가 올라오면 다시 해보자'라고 하셨다. 다행히 윤승이가 '개그콘서트'에서 '데프콘 어때요'를 하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왔다. 김상미 감독님이 잊지 않고 이 코너를 다시 해보자고 하셨다. 그 결과,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



-'만담 듀오 희극인' 탄생기 비하인드도 있을 것 같다.

▶ 코너 '레이디액션'을 할 때도 윤승이랑 제가 만담 같은 개그를 했다. 감독님이 '나중에 시켜줄 테니까 거기서 해'라고 하시더라. 윤승이랑 다른 코너에서도 그랬는데, 감독님이 또 '거기서 시켜줄게'라고 얘기하셨다. 하하하.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만담 듀오 희극인즈'의 신윤승, 박민성(사진 오른쪽)./사진=KBS 2TV '개그콘서트'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만담 듀오 희극인즈'의 신윤승, 박민성(사진 오른쪽)./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만담 개그가 쉽지 않다. 나뿐만 아니라 호흡하는 상대의 말솜씨도 좋아야 한다. 정말 다행히도 박민성과 신윤승의 말솜씨 호흡이 좋다. 혹시 참고한 대상이 있는가.

▶ 참고 많이 했다. 곽범X이창호의 개그도 재미있게 봤다. 둘의 만담은 사람이 잘 보인다. 재미있다. 리스펙이다. 그들의 개그를 보기도 하고, 참고도 했다. 한국에 오프라인 공연에서 만담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보면서 참고했다. 그리고 저희는 저희만의 것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시행착오도 겪고 있지만, 잘 가다듬어서 만담 개그의 재미를 시청자, 관객께 드리도록 하겠다.

-신윤승과 '만담 개그 듀오'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도 계획하고 있는가.



▶ 개그맨들이 방송이 아니면, 무대에 설 일이 많지 않다. 개그맨 중에 자기의 공연을 만들어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게 멋있다. 저도 지금 하는 개그를 발전시켜서 오프라인 무대에서 오르고 싶다.

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
-'희극인' 그리고 '개그콘서트'까지 신윤승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신윤승와 만담 듀오로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



▶ 저희 팀이다. 한국에 유명하고 좋은 팀이 있다. 옹달샘, 옹알스. 그런 팀과 대적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

-'개그콘서트' 출연, 유튜브 '희극인' 운영. 두 가지 모두 하는 게 어렵지는 않은가.

▶ 힘들다, 어렵다 그런 거는 전혀 없다. 둘 다 재미있다. 다른 장르다. 물론, 새로운 거를 창작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그걸 하는 과정은 즐겁게 하고 있다. 신윤승과 오래 호흡을 맞췄다. 저희가 벌써 만난지 13년이 됐고, '희극인'을 같이 한 거는 4년 정도 됐다. 서로 잘 맞아서 좋다.



-최근 '개그콘서트'의 유튜브 채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업로드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8억 뷰를 돌파했다. 신윤승과 함께하는 '희극인'의 경쟁 채널이 됐다. 경쟁자 등장에 긴장하거나 고민되는 건 없는가.

▶ 긴장, 고민은 없다. 장르가 다르다. 그래도 '개그콘서트' 유튜브 채널이 잘 되는 게 좋다. 채널 주목도가 높을수록 구독자들이 저희를 더 많이 봐주시니까. 물론, 저희 채널의 구독자가 많아지고 화제성이 높아지면 금상첨화다. 정말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개그콘서트'를 하면서 많은 개그맨들과 교류하게 됐을 텐데, 혹시 개그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개그맨이 있는가.



▶ 정태호, 김영희 선배다.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 영희 선배는 저희 코너인 '만담 듀오 희극인즈'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셔서 그런 쪽으로 노하우가 있다. 저한테는 도움이 많이 된다. 제가 정태호 선배의 전성기 시절에 팬이었다. 정말 대단했었다. 그래서 같이 개그로 한번 호흡해 보고 싶다. 그리고 많은 분, '개그콘서트' 출연자와 한 번씩 호흡하고 싶다.

-요즘 '개그콘서트'가 온라인에서 인기가 뜨겁다. 유튜브 채널 '개그콘서트'에 업로드된 코너의 무삭제, 풀버전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개그콘서트'에 개그맨들뿐만 아니라 좋은 활동을 했던 유튜버가 많이 합세했다. 그들의 영향력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구 조합이 좋다. MZ세대 감성도 잘 융합이 됐다. 또 요즘에는 유튜브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제작진이 그런 흐름을 알고, 마케팅을 잘한 것 같다. 제작진이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리고 개그맨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요소가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개그맨 박민성./사진=박민성 제공
-2024년 열심히 달리고 있는 박민성이다. 올해가 벌써 반이나 지났다. 남은 기간 동안의 목표가 있을까.

▶ KBS 연예대상 신인상 도전이다. 저도 신인 맞다.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 열심히 하겠다. 후보라도 올라가면 진짜 감사한 일이다.



-올해 KBS 연예대상에서 '개그콘서트'의 많은 수상도 예감하는가.

▶ '금쪽유치원' '소통왕 말자 할매' '심곡파출소' '데프콘 어때요' 등 여러 코너가 하드캐리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개그맨 박민성의 꿈이 있다면 무엇일까.



▶ '만담 듀오 희극인즈'에서도 대사로 했다. 가늘고 길게, 오래 가고 싶다. 무대도,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하게 된다면 저는 오래하고 싶다. 특출나게 빛나서 번쩍하는 벼락스타는 무섭다. 그리고 욕심나는 목표가 있다면, 대한민국이 난리 나는 코너, 개그계에 한 획을 긋는 코너를 만들고 싶다. 또 공연을 만들어서 '싸이 흠뻑쇼'처럼, 어떤 계절에 생각나는 개그 공연을 해보는 게 목표다. 롱런하는 개그맨이 되겠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 '개그콘서트'의 김상미, 이재현 감독님이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는 코너가 많다. 열심히 해서 시청자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희극인' 구독도 많이 해주시고, '개그콘서트' 채널도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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