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채 5년 만기 금리와 코픽스 추이/그래픽=윤선정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변동·고정형(혼합형)금리를 모두 0.2%P씩 올린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금리를 0.13%P, 11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2%P 인상했다.
7월 주요 은행 금리 인상 내역·계획/그래픽=이지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년까지 최소 3차례(총 0.75%P)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미 시장에는 1차례 인하가 반영된 것"이라며 "실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을 때는 영향이 적을 수도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상반기 5대 은행 주담대 증가율 4.2%, 이달 보름간 3.2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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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30년 만기 주담대 기준, 금리별 총 이자 차이/그래픽=김현정
5대 은행의 상반기 주담대 증가액은 22조260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늘었다. 특히 2분기에만 15조5057억원 증가했다. 이달에도 1~15일간 3조2325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현장점검까지 나서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당국 압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441~5.676%,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는 3.50~5.43%이다. 올해 초 인터넷은행의 주담대가 몰리자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 중이다.
금리 혼란은 같은 대출 상품 내에서도 벌어진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율을 높일 것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변동형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 붙이고 있다. A은행은 준거금리(신규코픽스)는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0.1%P 높지만 실제 금리 하단은 0.7%P가 높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일주일새 0.1~0.2%P씩 뛰는 금리가 반갑지 않다. 주담대는 대출금액이 많고, 만기 기간이 길어 0.1%P에도 이자 차이가 크게 난다. 5억원을 30년동안 연 3.5%의 금리(원리금균등상환)로 빌렸을 때 총 대출이자는 3억830만원이나 금리가 0.2%P가 뛰면 전체 이자는 약 2000만원 늘어난다.
은행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에 맞춰 떨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35~3.45%로 기준금리보다 낮다. 최근 발행된 1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가 3.26%인 상황이라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예금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권의 이자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당장에 시장금리를 역행해서 금리를 올리면 단기적으로 가계대출 조절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오랫동안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당국이 너무 일관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0.1%P'라도 낮게…주담대 싸게 받는 방법은
18일 서울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대표적인 상품이 신생아 특례 대출이다.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와 1주택 세대주(대환대출)이면서 부부합산 연 소득 1억3000만원(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대출 한도는 5억원 이내로 1.6~3.3%의 금리가 적용된다.
디딤돌 대출은 2.45~3.55%의 금리가 적용된다.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으로 최대 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가 대상인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 최대 3억6000만원(생애최초 4억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가 3.95~4.25%로 다른 정책모기지보다 높다.
정책모기지 대상이 아니라면 은행별로 주담대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주거래 은행의 대출 금리가 낮을 것이라고 생각해 은행별로 비교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꼭 주거래 은행이 금리가 낮은 것은 아니다. 또 은행별로 제시하는 최저금리는 취약차주 금리할인 등이 반영됐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 받기가 어렵다. 최저금리만 보고 은행을 선택하면 후회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준거금리는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으나 가산금리와 우대금리에서 차이가 난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원가, 자본비용, 리스크관리비용 등이 반영된 것으로 소비자가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결국 이용 실적 등이 반영되는 우대금리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보통 주거래은행에 이용실적 등이 쌓여 있어 유리한 경우가 많지만 카드 이용, 자동이체, 급여 이체 등 충분히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우대 실적이 많다. 신규구입자금 금리 우대 등 은행 간 우대금리 항목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실적을 미리 쌓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대출 상품 내에서도 변동형과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다르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고정형 금리가 유리하다.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86~5.63%로 변동형(3.74~6.52%)보다 낮다. 최근 신규 대출자의 대부분이 혼합형을 선택한다.
혼합형은 5년간 금리가 고정된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금리 인하의 혜택을 못 받을 수 있지만 3년 후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면 중간에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등을 통해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최근에는 같은 은행 내에서도 대환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
대출을 이용 중인 경우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업, 승진, 재산 증가, 신용평가등급 상승 등 본인의 신용 상태가 개선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금리인하(대출조건변경) 신청서 등을 제출해 은행에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