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인종차별 당해도 축협은 '침묵'…팬들 "선수 좀 챙겨라"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4.07.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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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축구선수 손흥민, 황희찬 /사진=뉴스1(왼쪽부터) 축구선수 손흥민, 황희찬 /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간판스타' 황희찬(울버햄튼)이 연이어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음에도 대한축구협회(KFA)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국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성 발언에 법적 대응에 나선 프랑스 축구협회와 대조적인 행보다.

황희찬은 지난 16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코모 1907과 연습경기 도중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코모 1907 선수의 인종차별성 발언에 격분한 황희찬의 팀 동료 다니엘 포덴세(포르투갈)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선수에게 주먹을 날린 뒤 퇴장당했다. 울버햄튼은 경기 후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황희찬을 보호했다.

대한민국 선수의 인종차별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벤탄쿠르는 자국 방송 촬영 도중 한 출연진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토트넘 측은 "우리는 손흥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어떠한 차별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과 평등에 대해 추가 교육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다. 우리는 형제이며 변한 것은 없다"고 벤탄쿠르를 감싸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모습. /사진=뉴스1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모습. /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두 선수가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음에도 KFA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축구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프랑스 축구협회가 최근 자국 선수들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항의한 일이 알려지면서 씁쓸함을 더했다.

17일(한국 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필리프 디알로 프랑스축구협회 회장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의 출신을 비하한 일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사과를 요청했다. FIFA에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협회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프랑스 선수들이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도 "형사 고발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소속팀 내에서 인종차별을 겪은 것이기에 프랑스와 사례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지 않는 행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팬들 역시 "한국 선수가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협회가 보호 안 하면 누가 보호해 주나", "선수들한테 관심 좀 가졌으면" 등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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