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예감 ‘굿파트너’, 남은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

머니투데이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7.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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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첫주부터 굿스타트! 작품성+흥행 다 잡는다

사진=SBS사진=SBS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는 현직 이혼 전문변호사가 집필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작가는 드라마 작가로 데뷔 전에 이혼 법률 대리인으로 10년 넘게 일하며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SNS툰을 연재, 수많은 독자를 울리고 웃겼다. 결혼 경험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가깝게 들어봤을 이혼이라는 단어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부터 법정 공방까지, 궁금하지만 쉽게 물을 수 없고 들을 수 없던 ‘남’의 지극히도 사적인 이야기를 적절하게 펼쳐내는 작가의 SNS툰은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그런 작가가 펼쳐낼 이혼 변호사의 이야기라니, 궁금증을 유발하는 건 당연했다.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굿파트너’는 ‘이혼’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를를 다룬다. 냉철하고 똑 부러지는 베테랑과 감성은 기본이요 열정이 넘치는 신입 사원이라는 기본 구도에 배치, 상극으로 마주했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성장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야기의 중심축인 두 캐릭터가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점에서 이혼에 대한 법률 상담과 소송, 법정 장면이 주를 이루지만,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팀장과 신입사원 관계,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도 그림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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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물. 첫 만남에서 이혼 변호에 대한 견해 차이로 서로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긴 차은경과 한유리는 이혼팀 상사와 신입사원으로 재회한다. 국내 3위 안에 드는 대형 로펌의 이혼팀을 이끄는 대표 변호사이자 제게 주어진 모든 일을 그저 ‘일’로 만 생각한다는 변호사 차은경은 변호사 배지를 달고도 학생 시절 품었던 이상을 버리지 못한 채 감정적으로만 일하려는 한유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한유리는 의뢰인을 그저 맛집 테이블 정도로 여기는 비즈니스 형 변호사 차은경을 냉혈한으로 치부한다. 그런 한유리에게 아내로부터 불륜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한 남자가 첫 의뢰인으로 찾아온다. 불륜은 어불성설이라며 억울해하는 제 의뢰인을 전적으로 믿고 변호한 한유리는 결국 승소하지만, 결과적으로 억울하게 패소한 상대방의 눈물을 잊지 못해 불편해한다.



두 번째 사건에서도 차은경과 한유리는 부딪힌다. 이번에 차은경과 한유리를 찾아온 의뢰인은 불륜 피해자이자 소꿉친구로 각각의 남편과 아내가 외도를 했다며 힘겨워한다. 상대방인 피고 측은 외도를 인정하면서도 양가의 자녀 양육권만큼은 가져오겠다며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행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한유리와 불륜으로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기보다 의뢰인들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챙겨줘야 한다는 차은경 사이에 의견이 충돌한 가운데, 의뢰인들은 현실에 타협해 피고의 제안을 승낙한다. 한유리는 차은경의 인간적이지 못한 판단을 원망하지만, 차은경은 결국 의뢰인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이 될 거라며 원고와 피고의 미래를 점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차은경의 말을 들은 한유리는 처음으로 그의 결정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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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가정을 항상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던 차은경에겐 남편 김지상(지승현)과 자신의 비서 최사라(한재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아픔이, 한유리에겐 10대 시절 아버지가 직장 동료와 불륜을 저질러 죽을 때까지 아내와 딸을 외면한 채 살았다는 각각의 서사도 드러난다. 누군가의 이혼을 두고 지극히 남의 일이라 선을 그으며, 제게 주어진 ‘일’을 완벽히 해내던 이혼 전문변호사 차은경과 이혼 변호사란 그저 남의 사연을 들어주는 일일뿐이라고 생각해 이혼팀만은 피하고 싶었던 이혼 새내기 변호사 한유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융화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서로의 삶에 도움이 될는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이 벌써 궁금해진다.


2001년 시트콤 ‘뉴 논스톱’을 시작으로 24년째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장나라는 내가 만약 이혼을 한다면 꼭 내 일을 맡기고 싶은 변호사 차은경을 연기한다. 가수로 데뷔해 최고 시청률 42%를 달성한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2002)’로 안방극장에 연기자의 얼굴로 확실히 도장 찍은 장나라는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쳤지만 동안 외모를 탓해야 하는 건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았다. 그의 달라진 얼굴을 각인시킨 작품은 2019년 방송된 SBS 드라마 ‘VIP’. 이후 5년 만에 SBS를 다시 찾은 그는 등장부터 발음까지 모든 게 완벽한 법조인으로 변신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아역 배우로 출발해 여러 작품과 함께 성장한 남지현은 열정 충만 감성 충만 신입 변호사 한유리로 분했다. 좌충우돌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열정이 남 일 같지만은 않은 까닭은 모두에게 처음이 있었기 때문일 터. 캐릭터의 성장사를 완성하는 날 자신의 대표작에 ‘굿파트너’를 올릴 그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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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이혼 전문변호사가 그리는 저마다의 사연이 에피소드처럼 매회 새롭게 펼쳐진다. 여기엔 이혼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외도와 불륜, 솔직하지 못해 벌어지는 사건과 거짓, 반전도 적절하게 버무려져 있다. 역시 모든 건 직업인이 써낸 대본이라는 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일까?’하고 상상하며 보게 되는 재미를 더한다. 이처럼 말장난 같은 인생의 밑그림과 이를 완성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단 2회 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 드라마가 마냥 자극만을 추구하지 않기에 남은 이야기들이 기다려지는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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