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의 딜레마? '황제 경호'→'아수라장' 사이의 진짜 문제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7.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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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뉴스 DB/사진=스타뉴스 DB


나갈 때와 돌아올 때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황제 경호'·'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진 배우 변우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출국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의식한 건 좋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딜레마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 명확한 기준을 잡지 못한 소속사의 대처가 아쉬움을 자아낸다.

변우석은 16일 오후 홍콩에서 팬 미팅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스타들의 공항 출입국 현장에는 많은 관심이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이날 변우석의 입국에는 더욱 그랬다. 앞선 출국 과정에서 '황제 경호'·'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변우석은 지난 12일 홍콩 공연을 위해 출국했다. 문제가 된 것은 경호원들의 행동이다. 경호원들이 공항 라운지에서 이용객들에게 플래시를 비추거나 공항 게이트를 막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한 라운지에 입장하는 일부 이용객들의 항공권을 검사했다는 폭로까지 등장했다.

공항경비대 측과 사전 협의했다는 경호업체의 해명과 협의된 바 없으며 협의가 가능한 부분도 아니라는 인천국제공항의 엇갈린 주장 역시 논란을 확산시켰다.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던 소속사는 3일이 지난 15일에서야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불거진 데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진=tvN/사진=tvN
아직 변우석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변우석 측은 논란을 의식한 듯 경호 인원을 줄여 귀국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변우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팬들로 인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변우석과 주변을 둘러싼 팬들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이 수차례 연출됐다. 경호 업체가 경호라는 본분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변우석은 tvN '선재 업고 튀어'의 류선재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서울을 비롯해 총 7개국에서 진행된 아시아 팬미팅 투어는 달라진 변우석의 인기를 체감하게 만들었다. 특히 첫 팬미팅인 대만 공연을 위해 입국하는 장면은 현지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고, 이후 아시아 팬미팅을 위해 공항에 나타나는 변우석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어찌 보면 딜레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배우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 이는 자연스레 경호 수위의 강화를 유발한다. 그렇다고 경호 수위를 너무 높인다면 '과잉 경호'·'황제 경호'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느슨하게 경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호 수위를 느슨하게 풀어놓은 입국 현장에서는 아찔한 상황이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별다른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다만, 온전히 딜레마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팬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입출국 현장에서 경호 수위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안전과 팬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호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가가 진정 딜레마라면 많은 스타들의 입출국 과정에서 경호 논란이 매번 불거졌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유독 변우석의 출입국 과정에서 양 극단의 논란이 불거졌을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소속사의 기준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으니 경호 수위을 높이고 사람들이 질타하니 경호 수위를 느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준을 명확하게 정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변우석 소속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늦장 대응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만을 강조하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논란에서 변우석이 보여준 태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변우석은 소속사의 입장문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팬들과 함께한 단톡방에 '너무너무 고마워요'라는 인사만 전했다. 또한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홍콩 공항을 찾은 변우석은 안쪽으로 이동하라는 공항 직원의 안내에도 현장에 머물며 팬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감상하고 손을 흔들었다. 평소라면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훈훈하게 바라볼 수도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변우석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매니지먼트하는 것이 소속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관성처럼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노래를 감상하는 변우석의 모습에서는 소속사 측이 별다른 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제야 빛을 본 변우석이 지금의 인기를 꾸준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배우 본인과 소속사의 명확한 기준점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경찰은 경호업체 관계자 3명에 대해 업무방해, 폭행, 강요 등의 혐의가 있는지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현장을 목격한 직원, 라운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공항공사가 고발할 경우 경호업체 직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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