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127, '삐그덕' 대는 발걸음 속 흔들림 없는 직진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7.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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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사진=SM


그룹 NCT 127이 7개월 만에 돌아왔다. 어떤 장르를 가져와도 자신들만의 네오함으로 재해석하는 NCT 127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자신들의 장점을 발휘했다. 군백기라는 큰 변화를 맞이했지만, 자신들의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NCT 127은 흔들림 없이 직진하고 있다.

NCT 127은 15일 정규 6집 'WALK'를 발매했다. 앨범명 'WALK'는 자신들의 독보적인 개성을 담은 음악으로 NEO의 장르를 개척하고, K팝 신의 새 지평을 연 NCT 127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새롭게 걸어 나갈 길이라는 뜻을 담았다. 'Intro: Wall to Wall'을 시작으로 '사랑한다는 말의 뜻을 알아가자'까지 총 11곡 트랙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곡은 2번 트랙 '삐그덕'(Walk)



타이틀 곡 '삐그덕 (Walk)'은 붐뱁 스타일의 드럼과 레트로한 분위기의 기타 리프, 신스 사운드가 한데 어우러져 2000년대 초 느낌을 주는 힙합곡이다. NCT 127만의 스타일로 걸어가는 모습을 '삐그덕' 대며 걷는다고 표현하는 동시에 그 누구의 길도 따르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자신감을 담았다.

특히 이번 '삐그덕'에서는 팀으로서 하나 된 모습이 돋보인다. 몹(Mob) 스타일의 퍼포먼스, 개인보다는 단체 신이 비중이 높은 뮤직비디오 등은 크루 127의 매력을 한껏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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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127은 지난 7일 데뷔 8주년을 맞이했다. Neo Culture Technology의 줄임말인 NCT에서 'NEO'함을 가장 잘 보여준 그룹이 바로 NCT 127이다. 그리고 데뷔 8주년을 넘겼지만 이러한 네오함은 변하지 않았다. NCT 127은 데뷔 후 처음으로 시도한 올드스쿨 힙합 장르에서도 네오(NEO)함을 담아내며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수록곡에서도 NCT 127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포부를 담은 'Intro: Wall to Wall', NCT 127의 근본이자 상징적인 도시인 서울의 하늘을 오렌지색 물감에 비유한 '오렌지색 물감 (Orange Seoul)'은 NCT 127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굳혀나간다.


장르적, 주제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곡도 있다.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하루를 살아가자는 'No Clue', 상대를 향한 사랑과 그 대가를 표현한 'Pricey', 내면의 감정을 반어적으로 풀어낸 'Rain Drop', 빠른 속도로 질주하자는 'Gas', 소중한 마음을 담은 'Time Capsule', 운명적 사랑을 그려낸 '영화처럼', 상대에게 서서히 이끌리는 감정을 그린 '서서히', 서정적 멜로디의 '사랑한다는 말의 뜻을 알아가자' 등은 계속해서 확장하는 NCT 127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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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127의 이번 앨범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에게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바로 한국 남자 아이돌이라면 피할 수 없는 군백기다. 이번 앨범만 하더라도 군에 입대한 태용이 참여하지 못하며 8인 체제로 활동하게 됐다. 맏형 태일도 올해 안에 입대를 해야하며 이후 도영, 재현, 정우, 해찬 등이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멤버를 제외하더라도 6명의 멤버가 군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꽤 오랜시간이 걸릴 군백기에 돌입한 NCT 127은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번 다졌다. 완전체가 아니지만 여전히 NCT 127의 음악이 네오하게 다가오는 건 단순히 태용의 목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 8년간 탄탄히 다져온 아이덴티티가 있기 때문이다. NCT 127의 발걸음은 삐그덕대고 있지만 그들이 걷는 방향은 뚜렷한 직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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