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충실의무 확대' 국회서 첫 세미나…상법개정 드라이브거나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한 첫 국회 세미나가 열린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야당 의원들이 상법 개정안을 대거 발의한 상태에서 법안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지 주목된다.

반면, 경제계는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열어 반대 의사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상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찬반 의견이 격돌하는 모양새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주의 비례적이익과 밸류업 토론회'(이사의 충실의무 상법 개정)가 개최된다.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강준현·강훈식·김남근·이정문·유동수·민병덕 의원과 기재위 소속 오기형 의원이 주최한다. 상법은 법제사법위원회 소관이나 야당 의원들이 대거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정무위·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무위 소속 강훈식 의원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와 함께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외에도 같은 당 정준호(국토교통위)·박주민(보건복지위) 의원도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올린 상태다. 따라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와 총주주'로 고치는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에 대해, 이상훈 경북대 법대 교수가 '밸류업과 이사충실의무'에 대해 발제한다.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과장과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손창완 연세대 교수, 강석구 대한상의 본부장 등이 토론에 나선다.

국회에서 주최하는 '주주의 비례적이익과 밸류업 토론회' 안내문 /사진=국회

경제계도 꾸준히 세미나를 개최해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오는 15일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연다. 권종호 건국대 법대 교수,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지평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가 참석한다.

강원 교수는 밸류업과 기업 지배구조의 연관성은 없다고 지적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4월 한경협 주최로 열린 '지배구조, 기업 밸류업 인센티브 기준으로 타당한가' 좌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의 근본 원인은 (지배구조가 아닌) 기업의 낮은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며 "기업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가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주장은 증명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평 변호사는 포이즌 필이나 차등 의결권 도입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상법 개정 논란을 둘러싸고 제도 보완 등 균형점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찬반 의견만 격돌하는 모양새다. 상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국거버넌스포럼에서는 총상금 2000만원을 내걸고 상법 개정 필요성 등을 알리는 숏츠(짧은 영상) 공모전까지 진행 중이다.


학계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논의할 부분이 많아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각자의 의견만 강하게 내세우는 평행선 논의만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