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남 화순군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 3층 박셀바이오 연구실에서 김상기 R&D 센터장이 NK세포와 T세포 등 면역세포치료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박셀바이오 (13,530원 ▼290 -2.10%)는 이달 초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센터 개소와 함께 R&D 인원을 추가 채용했다. 전체 80여명의 임직원 중 GMP, R&D 부서 인원이 절반 이상이다. 김상기 R&D 센터장은 "기존보다 면적이 3.5배 커졌다. NK세포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CAR 치료제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했다"며 "임상시험과 첨단 재생 치료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돼 전문 인력 확보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NK세포로 간암 치료…객관적 반응률 우수 박셀바이오 플랫폼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Vax-NK 치료제다. 지난 5월 진행성 간암 치료제로 개발한 'Vax-NK/HCC'가 임상 2a상에서 뛰어난 결과를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총 17명의 간암 환자 중 3명(18.75%)이 완전 관해(CR), 8명(50%)은 부분관해(PR)를 보였다. 나머지 5명(31.25%)은 암이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는 안정 병변(SD) 상태로 확인됐다. 1명은 임상시험계획 기준에 맞지 않아 최종 분석에서 제외됐지만 완전관해였다고 한다.
전남 화순군 박셀바이오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에 매진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Vax-NK/HCC는 HAIC와 병용 치료한다. HAIC를 위해 뚫은 '길'로 환자 본인에게서 추출한 NK세포를 증폭시킨 후 투여한다. 김 센터장은 "고용량의 NK 세포를 간에 직접 투여해 HAIC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며 "HAIC가 종양미세환경을 바꿔 NK세포의 공격력을 높인다. 직접 투여해 주변 조직 손상이 거의 없어 HAIC 단독요법과 비슷한 수준의 이상 반응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임상 지속, 기술수출 병행 '투트랙 전략'박셀바이오는 이번 Vax-NK/HCC 2a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국외 '투트랙 전략'을 통해 이익구조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임상 연구를 이어가면서 조기 상업화를 타진하는 동시에 해외 기술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임상을 진행하며 △조건부 품목허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첨생법)에 따른 사용을 추진한다.
조건부 품목허가는 암, 희귀질환과 같은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품목허가 전 제품의 상업적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Vax-NK/HCC'의 경우 임상 2a상이 기존 치료제 효과가 미비하거나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만큼 허가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회사는 판단한다. 임상 참여 환자 중 대체 치료제가 없는 경우도 포함돼 2차 치료제뿐만 아니라 1차 치료제로도 허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전남 화순군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 3층 복도 좌우로 박셀바이오 연구실이 들어서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김 센터장은 "혈액 속 NK세포를 시험관 내에서 암을 잘 잡아내도록 훈련한 뒤 증폭시키는 게 VAX-NK 플랫폼의 기술력"이라며 "임상 2a상에서 쓰인 2세대보다 암세포 활성이 높고 증폭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3세대 VAX-NK도 이미 연구 개발을 완료했다. 치료제 적용을 위해 국제 공동연구 제안을 받고 현재 기획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NK세포 치료제가 혈액암에서 효과를 낸 사례는 있지만 고형암(간암)에서 임상 효과를 증명한 건 박셀바이오가 거의 유일하다. 지난달 전남바이오진흥원과 함께 차린 바이오USA 전시 부스에서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와 투자자들의 1대1 파트너십 미팅 요청이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바이오USA 현장에 직접 참석한 신의철 박셀바이오 전략기획본부장은 "해외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임상을 통해 입증된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인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곳이 적지 않다"며 "국내외 '투트랙 전략'을 비롯해 최선의 사업화 방안을 검토·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