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YP
JYP의 전신은 1997년 설립된 태흥기획이다. 박진영의 이름에서 따온 JYP라는 현재의 사명은 2001년 변경됐다. 이후 god, 비의 음반 프로듀싱을 성공시키며 메이저 기획사로 떠올랐다. 이후에는 아이돌 제작에 초점을 맞춰 원더걸스, 2PM, 2AM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아이돌을 제작 중이다.
미국 진출 시기 당시의 원더걸스/사진=JYP
그 사이 기존 걸그룹의 성장과 신인 걸그룹의 데뷔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세계 금융 위기라는 특별한 사건도 있었지만, 박진영의 무리함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미국병'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된 것은 덤이다.
JYP 퍼블리싱은 여전히 오디션을 진행하며 인재를 모으고 있다/사진=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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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며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JYP는 버텨냈다. 핵심은 박진영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었다. 지난 2014년 가수 데뷔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간담회에서 박진영은 "지난 3년간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음반사처럼 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결국 제 감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1인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JYP는 다양한 하위 레이블도 만들었고 원활한 노래 수급을 위해 JYP 퍼블리싱도 설립했다. 박진영은 "남들이 볼 때는 JYP가 위기이지만 이런 실험이 재미있다. 지금은 시스템 안에서 좋은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 그 시스템을 계속 고쳐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불명예스럽게 밀려나고,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가 팬들의 호불호 속에 그룹을 프로듀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걸 내려놓고 영향력을 줄인 박진영의 선택은 그야말로 현명했다고 볼 수 있다.
본부제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끈 트와이스/사진=JYP
박진영은 부서를 업무에 따라 분리하는 것이 아닌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마케팅, PR, 매니지먼트 등의 업무를 분리하며 효율성과 신속성을 끌어올렸다. 현재는 1본부(2PM, 스트레이 키즈, 니쥬, 넥스지), 2본부(있지), 3본부(박진영, 트와이스, 비춰), 4본부(엔믹스) 및 스튜디오 J(데이식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의 본부가 효율적으로 담당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박진영은 "제 첫 실험(트와이스)의 결과는 엄청났다. 업무가 빨라지고 효율적으로 됐다. 담당자와 아티스트의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원할히 이뤄졌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 하나의 회사 안에 4개의 작은 회사를 세우기로 한 것이다"라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JYP의 새로운 미래가 될 비춰/사진=JYP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JYP는 꾸준하게 성장했다. 박진영의 오랜 숙원이었던 미국 진출 역시 다시금 시작됐다. 다만, 실패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JYP의 전략은 많이 수정됐으며, K팝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많이 변화했다. 원더걸스의 뒤를 이은 트와이스는 무리한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대신 일본 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미국으로 진출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K팝을 향한 관심이 급격하게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을 선보이며 '빌보드 200' 4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JYP와 박진영이 꿈꾸는 다음 목표는 현지화 그룹이다. 꾸준하게 'GLOBALIZATION BY LOCALIZATION'을 강조한 박진영이 강조한 K팝의 새로운 단계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 프로듀싱하는 것이다. 음악이 아닌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으로 이미 중국의 현지화 그룹 보이스토리, 일본 현지화 그룹 니쥬, 넥스지, 미국 현지화 그룹 비춰 등이 JYP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