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이 밀어올린 주주환원…상반기 자사주 소각·배당 늘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7.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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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상반기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액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투자금액도 크게 늘어나면서 증시에 훈풍이 불었고 코스피도 2800선을 넘겼다.

10일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경과와 기업 동향'을 발표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5월27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시장참여자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기업 간담회,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 공시담당자 대상 교육 등을 실시해 상장기업의 밸류업 공시를 지원하기도 했다. 시장참여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일본 도쿄, 미국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현지 IR(기업설명)을 진행하고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과 면담도 진행했다.

그 결과 상반기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상반기 1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2000억원으로 25.1% 늘었다. 자사주 소각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조4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조원으로 190.5% 늘어났다.



배당액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 배당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34조2000억원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배당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액은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3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도 대체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800선을 돌파했고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순매수금액은 최대 22조4000억원(지난달말 기준)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국인의 투자금액 증가는 주가지수 상승의 중요한 요소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지난 4일까지 4곳, 예고 공시를 한 상장사는 6곳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키움증권 (138,600원 ▲2,300 +1.69%)(지난 5월28일), 콜마홀딩스 (7,090원 ▲10 +0.14%)(지난 6월26일), 메리츠금융지주 (106,300원 ▲2,600 +2.51%)(지난 4일)가 본 공시를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프앤가이드 (12,260원 ▼340 -2.70%)(지난 5월31일)가 있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는 지난 5월27일 KB금융 (94,500원 ▲800 +0.85%)이 최초로 했다. DB하이텍 (39,950원 ▼250 -0.62%), 우리금융지주 (16,510원 ▲90 +0.55%), HK이노엔 (48,950원 ▲550 +1.14%), 콜마비앤에이치 (14,560원 ▼180 -1.22%) 등도 예고 공시를 내놨다. 상반기 예고 공시를 한 기업들은 대부분 하반기 중으로 본 공시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제도 시행 초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일반적으로 낮은 증권·은행 업종의 밸류업 공시가 많았다고 평했다. 지난 3월 기준 키움증권은 PBR이 0.64배, 메리츠금융지주는 1.65배다. 예고 공시를 한 KB금융은 PBR이 0.46배, 우리금융지주는 0.33배라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내외 IR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상장사도 지원할 방침이다.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의 방향성이 기획재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으로 구체화되면서, 향후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3~4분기 중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외 IR을 추진하겠다"라며 "상장기업 대상 간담회 및 교육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통해 기업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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