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4.6.23/뉴스1 Copyright &co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당선된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은 대표적인 강성 인사로 꼽혔다.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한 문 지부장은 2012~2013년 2년 간 제4대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총 22차례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그는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구속된 전력도 있다. 문 지부장의 성향 때문에 올해 현대차 노사의 임금협상은 어느 때보다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노조가 올해 협상에서 정년연장을 중요 요구사항으로 내놓으며 5년 무분규 기록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일과 11일 부분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정년연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협상의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기술숙련자 재고용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놨다.
노사가 이번 잠정합의에서 사회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한 것 역시 달라진 점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지급되는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원을 공제해 기부하고 회사는 직원 출연 금액을 포함해 총 15억원을 출연하는 '노사 공동 특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한다. 이 기금은 저소득층의 육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돌봄 지원 활동 등에 기탁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가 합의안을 비교적 빠르게 도출하면서 다른 완성차 노사 협상도 빨라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특히 정년연장의 경우 곧바로 해결이 어렵다는데 현대차 노사가 뜻을 같이한 만큼 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 기아나 KG모빌리티 노조가 무리수를 두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노사협상에서 기아는 정년을 64세로 늘려달라고 하고 있고 KG모빌리티는 3년 정년연장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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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15% 성과급 지급 △통상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흑자 달성에 성공한 만큼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의 요구안은 총 19가지로, 핵심은 임금피크제 폐지와 기본급 인상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실적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큰 폭의 임금 인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조기 타결 분위기가 국내 완성차업체 전반의 임단협 방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GM 노조도 파업을 조기 종료하고 다시 협상에 나설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