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발 모습만)가 7일 르 투케 투표소의 기표소안에서 (조기) 총선 2차 투표를 하고 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밀리자 의회 해산, 조기총선이라는 초강수를 뽑아 들었다. 하지만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RN에 또 뒤쳐진 마크롱 대통령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차 마지막 투표에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2024.07.07 /AFPBBNews=뉴스1
가디언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결선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끈 르네상스당 연합 '앙상블'(ENS)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68석으로 2당에 그쳤다. 역대 최연소 총리로 올 초 화려하게 등장했던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다만 프랑스가 오는 26일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어 필요한 상황에서 직무는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세가 뒤집힌 데에는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르몽드에 따르면 2차 투표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후보 중 218명이 사퇴했다. 아탈 총리는 결선 투표를 앞둔 지난 5일 한 인터뷰에서 "현재 위험은 극우파가 다수당이 되는 것으로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 여당이 패배하고 과반 세력도 나오지 않으면서 프랑스의 정치 혼란이 예상된다. AFP는 "정치적 혼란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각 진영 간 입장 차이가 커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4개 정당이 뭉친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3위가 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결선투표 직전 이뤄진 선거연대와 관련 "불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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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연합에 의회 주도권을 내준 마크롱의 국정 운영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좌파연합 NFP는 마크롱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적으로 부유세 강화, 법인세 확대 및 마크롱의 연금 개혁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좌파연합의 제동으로 임기가 3년 남은 마크롱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 RN이 3위에 그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