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관계가 언제?"…간절함 파고든 엉터리 재회 상담, 돈만 날렸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7.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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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상담 업체에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폭로. /사진=실화탐사대 캡처재회 상담 업체에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폭로. /사진=실화탐사대 캡처


전 연인과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고 장담하는 재회 상담 업체가 이용자들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요구하며 '엉터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방영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각종 재회상담업체를 이용한 이들이 출연해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해외로 가게 되면서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밝힌 여성 A씨는 "되게 실패했다. 오히려 상대와 완전히 끝났다"며 고액의 비용을 냈지만, 재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A씨가 이용한 업체는 1시간 상담에 39만원이었고, 70만원 또는 90만원짜리도 있었다고 한다. 여러 재회 상담 업체를 비교해보니 상담 종류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었고 많게는 1000만원짜리도 있었다.



업체는 상담하고자 하는 A씨를 정신병자로 몰아갔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공개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업체는 A씨에게 "유연하게 생각해라. 이 정도면 약을 드셔라. 약을 증량해라. 1차 상담도 강박 심해서 고민한다고 (상담) 미뤄주지 않았느냐. 지금도 강박이 심하다"고 말했다.

A씨는 "(저는) 강박이 없었다. (그런데도) 저 사람들이 이쪽에 대해 사례를 많이 수집하다 보니 이런 걸 잘 안다고 생각해 내가 진짜 (병원에) 가봐야 하는 상태인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한 번의 상담으로 끝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재회까지 6~7개월은 걸리니까, 총 9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이용자 C씨는 "그 상담사가 저한테 이런 연애를 계속하면 앞으로 하는 연애는 다 망할 거고, 제가 잘못 살았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더라"라며 울먹였다.


여성들에게 재회하려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SNS 프로필에 올리거나 남자를 많이 만나라고 조언한 업체도 있었다. 이런 사실에 대해 상담사는 "그게 싫어서 환불 요청했으면 환불해 줬을 거다. 그건 개인의 차이"라며 반박했다.

얼마 전까지 재회상담업체에서 일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이용자들을) 돈 물어다 주는 호구라고 생각한다. 상담사들끼리 호구 같은 사람 들어오면 'XX' 이라고 욕했다. 돈 뜯어먹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직접 유명 재회 업체에 상담을 받아보는 장면도 나왔다.

한 업체는 제작진에게 "첫 관계가 언제였냐"고 물어보며 "그 남자분은 한창 불탈 때 성관계를 원하는 만큼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굉장히 재회에 중요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남자한테 중요한 건 성적인 관계다. 그러니까 본인이 상대방을 괴롭혔다는 거다. 성적으로 고문한 거 반성 제대로 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의 상담 내용에 대해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전문적인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재회하고 싶은 분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상담이 계속되면 가스라이팅도 일어날 수 있고, 심리적으로 지배받아서 부적절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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