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전경(105층 설계안)
8일 서울시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양측은 GBC 설계변경안에 대한 추가협상을 연내 진행키로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제출한 '55층 설계변경안' 철회공문을 시에 접수하고, 대안을 만들기로 했다. 상징성과 공공성을 강화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GBC를 기존 105층에서 55층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도 재협상은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조건'이 바뀐만큼 인센티브와 공공기여 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전협상 취소'를 할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초고층 건물을 55층 2개 동으로 나눠 짓는 설계변경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에 '105층 계획'을 전제로 인센티브 차원에서 공공기여 항목들을 정했는데 55층 2개 건물로 바꿀 경우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점에서 공공기여 내용과 규모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GBC 개발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 공공기여 금액이 늘어나는 건 물론 완공시기도 기약없이 늦춰진다. 올림픽대로와 타천동로 지화하, 동부간선도로 진입램프 신설, 봉은교·삼성교 보행로 확대 등 GBC 인근 교통 개선 공사 기간도 늘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GBC개발 사전협상이 취소될 경우 기존 1조7000억원이던 공공기여금액이 3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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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사비를 줄이려 층수를 낮추려 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상황에 처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55층안을 토대로 상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안을 보완해 서울시와 다시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의 보완 계획에도 105층이란 초고층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엔 현대차의 '실리주의'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초고층을 제외하는 설계변경으로 약 1조원 가량의 사업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