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이 좋다고" 눈물 흘리던 소년…7년 뒤 세계적 발레단 입단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7.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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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민철군 인스타그램/사진=전민철군 인스타그램


"무용하는 게 좋다고."

7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도 무용을 향한 열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던 초등학생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 합격했다.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 101회에는 당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민철군이 출연했다.



방송에서 아버지는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할 거냐"고 물었다. 민철군이 주저 없이 "응"이라고 답하자 아버지는 "공부 열심히 잘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설득했다.

하지만 민철군은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고"라고 말하며 울먹이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버지가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무용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재차 만류하자 민철군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빌리(빌리 엘리어트) 오디션도 보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2017년 3월 방송화면./사진=SBS '영재발굴단'2017년 3월 방송화면./사진=SBS '영재발굴단'
민철군은 아버지와의 갈등이 속상했던 듯 "아빠 눈에는 내 행복한 모습이 안 보여?"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더니 방으로 돌아가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아 안타까움을 안겼다.

당시 방송 화면을 보던 패널들은 "아버지의 고민이 현실적"이라면서도 "시킨다고 이 정도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잘한다. 타고났다"며 민철군의 재능에 놀라움을 표했다.

전민철은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했다. 선화예중과 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다.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콩쿠르의 발레 시니어 파드되(2인무) 부문에서 우승하며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내년 2월에는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할 예정이다.

이곳에 한국인이 발레리노로 입단하는 건 2011년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보통 신입 가장 아래 단계인 코르드 발레(군무) 단원으로 입단하는데, 민철군은 이 단계를 건너뛰고 솔리스트로 입단한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버지 정말 기쁘시겠다", "너무 감동적이다" "어린 나이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크게 될 것 같았다", "잘 돼서 다행이다" 등 응원 댓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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