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사진=뉴스1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인근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방통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 "공영방송의 공영성 제자리 찾기"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에도 후보자 지명 직후 소감을 밝히면서 "공영방송·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의 조직원"이라며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의 2인 체제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야권은 법률상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위법하게 안건을 의결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달 27일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민주당은 최근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2인 체제 의결을 강행할 경우 재차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2인 체제에서 의결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적 상황에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면서도 "방통위 2인 체제의 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험로를 앞뒀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4일 공개한 이 후보자의 과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을 필두로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 반대집회 보도를 비판하며 "기자를 연결해서 현장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전하니 사람들을 동원하는 효과", "이태원 참사 전 핼러윈 축제를 홍보한 MBC가 그 사례", "좌파 언론의 뒤에는 한국을 뒤엎으려는 기획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이 관련 입장을 묻자 "나중에 답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쟁은 방통위·국회 바깥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한 언론사는 지난 6일 MBC 출신자를 인용해 이 후보자가 MBC 기자 시절 여러 부서를 옮겨 다니며 적응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고, 이 후보자는 같은 날 "허위사실을 근거로 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날 이 후보자는 '언론 입 틀어막기'라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입장을 묻자 "방송사의 데스킹(편집) 기능이 아직은 살아있는 것으로 안다"며 즉답을 피한 채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